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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대선 분기점 '설 연휴' 앞둔 골든위크, 여야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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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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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통령 선거의 분기점으로 꼽히는 설(2월1일) 연휴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수싸움이 본격화했다. 설 직전 일주일을 대선 승리 교두보를 마련하는 ‘골든위크’로 보고 사전 기선제압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전역을 훑으며 민심 저변을 파고드는 전략을 펴기로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는 ‘진지전’에서 국정운영 큰 틀을 밝히는 ‘공중전’으로 전환해 민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연휴기간 양자토론 성사 여부와 맞물려 토론을 앞둔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설 연휴 전후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는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동안 경기도 31개 시·군을 돌며 ‘성남시장·경기지사 출신 프리미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226개 시·군·구별로 준비한 우리 동네 공약도 이날 수원·과천·평택 등부터 공개했다.

설 연휴 ‘밥상 정치’ 의제 싸움에도 공을 들인다. 민주당은 연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부의 무속인 연관 논란과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이 후보의 ‘형수 욕설’에 대한 방어도 강조하고 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뒤집을 카드는 민주당의 고민거리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할 경우 이 후보 위주로 국면을 전환할 ‘메가 공약’도 뚜렷치 않다. 이 때문에 당내 일부에선 정권교체 여론을 낮추려면 당내 주축인 ‘86세대’가 용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86세대가 당내)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 이 정치를 바꾸지 못할 거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를 계속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대통령이나 국회의 권력을 내려놓아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고려하던 지역 방문 대신 국정운영 청사진을 밝히는 데 방점을 찍기로 했다. 오는 24일 외교안보 글로벌비전 발표를 시작으로 주 후반까지 경제와 사법개혁 등 각 분야 비전을 밝히는 기조발표를 할 예정이다. ‘심쿵약속’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다수 내놓는 것으로는 전체 국정운영의 상을 다 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 설 밥상에 (오를) 윤 후보의 ‘그랜드’한 거대 담론, 경제비전과 사법개혁, 외교안보 관련 등을 담아 주중에 시차를 두고 발표할 것”이라면서 “지역 일정은 설 연휴 뒤로 미루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방문을 미루는 대신 호남 지역에 200만통의 편지를 보낼 예정이다. 민주당 핵심 지지지역인 호남 민심을 파고들어 윤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준석 대표는 SNS에 “후보의 손글씨체 폰트를 활용해 보낼 계획이었지만 후보가 더욱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하여 밤 늦은 시간까지 직접 육필로 적은 손 편지”라고 했다.

지난 일주일을 달군 김건희씨의 통화녹음 파일 논란은 ‘설 밥상’에서도 리스크로 남아있다.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김씨의 ‘무속’ 언급을 비판한 데다, 원팀 구성이 녹록치 않은 점도 연휴 밥상의 약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이날 무속 관련 언론 보도와 민주당 공세를 “악의적 무속 프레임”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연휴 중 두 후보의 양자 TV토론이 열릴지는 유동적이다. 두 후보가 30일 또는 31일에 양자 토론을 하는 안을 두고 방송사와 논의하자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각각 서울서부지법과 서울남부지법에 양자 TV토론 방송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했다. 가처분신청 심리가 오는 24·25일 열릴 예정이라 결과에 따라 설 연휴 ‘양자 빅 매치’ 성사 여부가 갈리게 된다.

민주당은 일단 가처분신청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저는 다자토론이든 양자토론이든, 많이 하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TV토론이 전세를 바꾸긴 어렵다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선대위 의원은 “유권자들은 TV토론을 통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중도층 포섭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TV토론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가벼워보이는 모습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에는 국민의힘·정의당이 포함된 4자 토론을 할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민주당과의 토론 합의는 양자만 하기로 했으므로 (가처분 인용시) 그 협의는 깨지는 것이고 4자로 하느냐는 다음 문제가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16차례 토론을 이미 했고 정책을 꾸준히 숙지했기 때문에 토론 일자가 결정되면 그걸 정리하는 수준에서 토론 준비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인·곽희양·문광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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