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해당 단체 지원 중단 후에도 논란 계속
입국자 3천명 넘어…추가 조치 여부 '이슈화' 조짐
작년 7월 베트남 특별입국을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줄서 있는 기업인들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지난해 베트남 한인 사회에서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사안 중 하나는 베트남 특별입국이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특별입국을 주관해온 한인단체인 중소기업연합회를 놓고 '폭리'를 취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이 단체는 재작년 9월부터 특별입국 사업에 진출해 3천명이 넘는 인원의 베트남 입국을 진행했다.
중소기업연합회를 지원한 대사관 담당 직원은 이를 공적으로 인정받아 작년에 정부 포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영예로 간주되는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수여했고 녹조근정훈장까지 서훈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연합회가 책정한 비용이 과하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대사관은 지난해 10월말께 자체 조사에 나섰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중소기업연합회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한 대사관 직원들 사이에서조차 이 단체가 책정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은 조사 결과 다른 기관들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을 매겨서 비용을 청구했다고 판단해 결국 이 단체가 진행해온 특별입국 절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버렸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나 코트라, 코참 등 한국이나 베트남 정부가 공인한 기관과 협의해 특별입국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여러차례 민원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사관이 뒤늦게 해당 단체와 결별한 데 대해서 여러 한인들은 좀처럼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손절한게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중소기업연합회가 경제 4단체 중 하나인 중소기업중앙회의 고유 브랜드인 '케이비즈'((K-BIZ)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도 대사관이 지원을 중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한인사회는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재작년 2월 해당 단체에 공문을 보내 브랜드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해당 단체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재작년 9월부터 시작한 특별입국 사업에도 케이비즈 브랜드를 계속 사용했다.
다만 특별입국 안내문에 '한국의 중기중앙회와는 관련이 없는 단체'라는 내용의 문구를 달았을 뿐이다.
중기중앙회 베트남사무소 관계자는 당시 대사관도 이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중기중앙회는 향후 브랜드 무단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작년 4월말에 베트남 특허청(NOIP)에 브랜드 상표권 등록을 신청했다.
이에 중소기업연합회는 작년 9월에서야 케이비즈 대신 '코비즈'로 브랜드를 바꿔 달았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 |
이런 가운데 과도한 비용 책정으로 피해를 입은 입국자들에 대해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대사관측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박노완 대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인사회를 흐트러뜨리는 단체와는 관계 설정을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고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때문에 대사관이 중소기업연합회와 관계를 끊었지만 여전히 논란은 계속될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피해를 본 교민들이 본국의 관계 기관에 민원을 제기할 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 중소기업 주재원은 "대사관이 지원하는 단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과다한 비용을 들여 입국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면서 "피해 보상은 차치하고 관련자들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중소기업이나 한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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