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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LG엔솔 청약 은행 MMF서 '2조' 뺐다...신용대출 규제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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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연초부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에 100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면서 은행 신용대출에 이어 단기성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도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에서 신용대출 받기가 까다로워지면서 단기성 자금을 인출해 투자에 활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MMF 잔액을 살펴본 결과, 이달 7일 19조4000억원까지 올랐던 MMF 잔액은 LG엔솔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17조6000억원까지 빠져 약 1조8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꾸준히 오르던 은행의 MMF 잔액은 7일(19조4000억원)을 정점으로 서서히 줄기 시작하다, LG엔솔 청약 하루 전인 17일에는 18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18~19일 청약 이틀간에만 1조3000억원 가량이 MMF에서 빠져나갔다. 또 5대 은행 모두에서 LG엔솔 청약 이틀간 MMF 잔액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2.01.21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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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MMF 출금 한도가 소진되는 일도 발생했다. 신한·KB국민‧우리은행에서는 지난 18일 MMF 청약 출금 한도 소진이 예상되자 내부 공문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18~19일 이틀간 MMF 한도가 소진됐고, KB국민은행도 19일 MMF 청약 출금 한도가 소진됐다.

신한은행은 내부 공문으로 "다음날(19일)은 청약 마지막 신청일로 한도 조기 소진이 예상된다"며 "주택자금 등 긴급자금의 경우 오늘 오후 5시까지 미리 지급 예약 걸어둘 것을 고객에게 안내하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MMF는 펀드의 한 종류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단기 대기성 통장으로, 하루 출금 한도가 정해져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MMF 당일 출금 한도는 전체 MMF 잔액의 5% 혹은 100억원 중 큰 금액 범위 내로 제한된다. 일시에 예측 불가능한 규모의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해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다.

LG엔솔 청약 이틀간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7조원이나 늘었다. 평소 대비 10배 가까이 대출 신청이 늘어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또 다른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도 2조8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MMF 자금 인출이 발생한 데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시행으로 대출 여력이 줄어들자 공모주 청약을 위해 예금까지 끌어모은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공모주 청약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대출이 늘어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MMF 한도 조기 소진 공문이 내려온 적은 처음이다"라며 "아무래도 대출 받기 어려운 환경에다 금리도 오르다 보니 MMF 같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엔솔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결과 증거금 총 114조1066억원을 모집했다.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직전 최고기록이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증거금 81조원을 크게 웃돈다. 다음 달에도 현대엔지니어링, 인카금융서비스 등 공모주 청약이 예고된 만큼 빚투‧영끌 투자가 가계부채 뇌관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핀테크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규모 IPO 때마다 단기자금이 공모주 청약에 몰리면서 금융시장 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미세 조정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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