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4승5패, 평균 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데뷔 시즌이었음을 감안하면 나름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가 신인왕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엔 목표치를 한 단계 끌어 올려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10승 이상의 결과를 내줘야 KIA도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이의리는 전형적인 플라이볼 형 투수다. 하지만 세부 데이터는 그가 좀 더 땅볼을 많이 유도해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의리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 해결 방법은 땅볼을 늘리는 것이다. 땅볼로 쉽게 쉽게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의리는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끌어갈 수 있게 된다.
이의리는 지난해 땅볼/뜬공 아웃 비율이 0.78에 불과했다. 전형적인 플라이볼 형 투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데이터는 이의리가 보다 땅볼을 많이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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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의 도움을 받아 이의리와 김진욱(롯데)의 트래킹 데이터를 분석해 봤다.
이의리는 패스트볼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갖고 있는 투수임을 알 수 있었다.
일단 회전수가 좋았다. 이의리의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는 2433rpm이었다. 리그 정상급 회전수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회전수가 좋으면 타자 앞에서 뚫고 지나가는 힘이 생기게 된다. 회전수가 높을 수록 타자의 배트와 부딪혔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하 무브먼트가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이의리의 패스트볼 상하 무브먼트는 52.37cm였다. 수준급이기는 하지만 이 수치 만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고 하긴 어렵다. 일명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는 아님을 알 수 있다.
공이 살아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투수가 플라이볼 위주의 아웃 카운트를 잡다 보면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파울이 늘어나는 약점도 갖게 된다. 파울이 늘어나게 되면 투구수가 늘어나게 되고 이닝 당 쌓인 투구수는 조기 강판을 부를 수 있다.
이의리의 지난 시즌 이닝 당 투구수는 17.4개나 기록됐다. 15개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봤을 때 지나치게 많은 투구수였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운 투구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스타트를 끊고도 투구수가 많아져 오랜 이닝을 버티지 못해 승리를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이유다.
플라이볼 형 투수들이 흔히 겪는 현상이다. 타자의 방망이와 충돌 했을 때 그라운드 안에 가두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의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다. 패스트볼의 수평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이의리의 패스트볼 수평 무브먼트는 -21.42cm로 라이벌인 김진욱의 -16.5cm보다 왼쪽으로 무려 5cm 가랑 더 꺾인다. 타자 앞에서 좌측(우타자 기준)으로 무브먼트가 심하게 일어남을 알 수 있다.
패스트볼 승부에서 수평 무브먼트가 좋으면 타자의 방망이를 빗맞게 만드는 힘을 가질 수 있다. 패스트볼을 좀 더 많은 승부구로 쓰는 것이 좋은 이유다.
이의리의 패스트볼은 왼쪽으로 많은 움직임을 갖는다. 우타자 입장에서 패스트볼이 자신의 몸에서 달아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조금 더 변화를 주게 되면 패스트볼로 자연 스럽게 땅볼 유도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의리가 결정구를 쓸 때 우타자 상대 바깥쪽 패스트볼을 보다 과감하게 써도 좋은 이유다.
이의리는 지난 해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0.190에 불과했다.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체인지업이 주로 활용됐다고 할 수 있는데 패스트볼 구사 비율을 높이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좋은 만큼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 내 땅볼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좋은 패스트볼 수평 무브먼트를 가진 투수다. 자신의 장점을 좀 더 활발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 패스트볼은 급할 때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꼭 삼진이 아니어도 땅볼 유도를 많이 해내다면 다소 많은 이닝 당 투구수도 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피장타율인 높이 않은 이의리이기 때문에 보다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의리의 10승은 땅볼 유도 능력을 얼마나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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