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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선 D-50' 당시 박근혜 다시 보니…2·3위와 이 정도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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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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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선 주요 후보 지지도(다자구도 기준). /자료=한국갤럽조사연구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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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갤럽이 대선 54일 전인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7%)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1%)는 오차 범위(±3.1%포인트) 안에서 맞섰다. 2012년과 2017년 각각 대선 54일 전에는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출범이 사실상 예견됐던 것과 대비된다.

'마이크로 공약' 대선판이 '마이크로 득표차'로 막을 내릴지 주목된다. 3월9일 대선까지 50일을 남긴 18일까지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앞다퉈 타깃을 세분화한 '마이크로 공약'을 내세워 지지율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이명박), '경제 민주화'(박근혜), '적폐 청산'(문재인) 등 후보의 간판 공약도 명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 거대 공약이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득표율 전망도 혼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다시보는 2012 박근혜 후보·2017 문재인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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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오피니언 제250호(2017년 3월 3주) - 대선 후보 지지도. /사진=한국갤럽조사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18일 한국갤럽의 자료를 열람하면 2017년 대선 54일 전 조사에선 '문재인 더물어민주당 상임고문'이 33%의 지지율로 안희정 충남도지사(18%), 안철수 의원(10%), 이재명 성남시장(8%), 황교안 국무총리(7%), 홍준표 경남도지사(2%) 등을 모조리 오차범위(±3.1%포인트)밖에서 크게 따돌렸다. 2012년 대선 54일 전에는 박근혜 37%, 안철수 25%, 문재인 21%로 이 역시 오차범위(±2.5% 포인트) 밖에서 확실한 1위가 나왔다.

대선 후보의 입에서도 박빙 승부를 예상한 발언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공개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수천표, 수만표로 결판이 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격렬한 승부가 벌어질 때 보통 20만~30만표 전후로 결판이 나지 않았나"라며 "이번 선거는 오히려 그보다도 더 진폭이 적을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다만 대선판을 흔들 단일화가 실현될 경우 팽팽한 구도가 일순간 어느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한국갤럽이 2002년 대선 61일을 앞두고 실시했던 조사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33.4%로 1위,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27.0%로 2위였다. 2002년 대선의 승자였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당시 17.1%로 3위에 그쳤다. 그런데 노 후보가 정 후보와 단일화를 실현하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고 대선 때는 48.9% 득표율을 얻어 이 후보(46.6%)를 제쳤다. 비록 선거 하루 전날 정 후보가 '단일화 철회'를 선언했지만 노 후보 동정 여론이 일면서 승패의 향배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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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서 소상공인 응원 손피켓을 나란히 든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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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한국갤럽의 이번 대선 54일전 조사에서 17% 지지율을 차지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를 할 수 있느냐다. 정치권 안팎에선 후보 단일화론이 회자되고 있지만 안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단일화에 당장 뛰어들지 않고 기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안 후보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이 지금 절반이 넘는데 그분들이 과연 어떤 후보가 더 확장성이 있는 후보인지 그걸 보고 저는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로 단일화, 그게 시중에 떠도는 말"이라고 말했다.

'안철수로 단일화'가 '단일화 없이 안철수가 1등'인지 아니면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안철수로 단일화'를 의미하는지에는 "그건 둘 다 해당되니까 그런 말들이 도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 현상에 "본인의 실력이 아니다"며 안 후보와 단일화보다는 젊은 세대에 영향력이 상당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당내 단일화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1등 놓고 엎치락뒤치락 드물다…각 후보 대표 이미지도 없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논란이 불거졌던) DJ(김대중)와 이회창 때 대선 정도를 제외하면 보통 1등 자리는 잘 안 바뀐다. 1등을 놓고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는 우리나라 대선 역사상 아주 보기 드문 경우"라고 했다. 이 후보의 '수천표 결판' 언급에는 "단일화가 안 될 것이라고 이재명 후보가 간접적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대선판에서 '탈모약 건보 적용'(이재명 후보), '법적 나이에 만 나이 적용'(윤석열 후보) 등 미세 공약이 쏟아지는 것에는 "보통 대선 때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슬로건성 공약을 많이 내놓는데 지금은 각 후보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강윤 정치 평론가는 "지금은 누가 이긴다 또는 (지지율) 몇 퍼센트다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주 조심스러운 국면"이라며 "경제 양극화 해소라거나 우리 사회에 불평등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지, 이런 것들도 얘기를 하고 토론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너무 빈약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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