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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英전직 고위 관료 "화웨이 5G 장비 퇴출 배경에 美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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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국 성향 전 영국 상무부 장관

"국가 안보와 관련 없어"

아시아경제

빈스 케이블 전 영국 상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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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영국 전직 고위 관료가 영국이 화웨이의 5G 장비·서비스를 퇴출키로 결정한 배경에 미국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가 안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18일 유럽 현지 매체인 유락티브(Euractive)에 따르면 빈스 케이블 전 영국 상무부 장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미국인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중국 기술 대기업(화웨이)에 대한 금지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2020년 7월 보리스 존슨 정부는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의 조언에 따라 화웨이 제품이 2027년 말까지 영국의 5G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자국 외교·안보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에 제재를 가한 지 몇 달 만에 벌어졌다. 미국은 화웨이가 마이크로칩 등 핵심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막고 자체 운영체제를 만들도록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연립정부에서 5년 간 경제산업부 장관직을 수행한 케이블 전 장관은 일반적인 영국 정부 관료들에 비해 중국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장관 재임 시절 정보·보안 서비스에서 화웨이 제품을 사용했지만 이에 따른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5G를 유지했다면 이제 우리는 가장 앞선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의 최전선에 서게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화웨이 제재가 영국 내 이통사들의 설비투자 비용 부담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조사기관 엔더스 어낼리시스의 애널리스트 카렌 이건은 "이통사들이 높은 비용이 드는 주파수 경매와 5G 업그레이드 비용에 덧붙여 화웨이 제재로 추가된 비용과 이통사 자체 운영 비용 증가 등 늘어난 비용을 무한히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영국의 4대 이통사인 BT그룹, 버진미디어, 보다폰그룹, 쓰리UK 등은 월간 요금을 10% 내외 또는 그 이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근시일 내 추진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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