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웹소설 ‘세븐 페이츠: 착호’ 전 세계 공개
하이브, 아티스트 IP 활용 첫 프로젝트
단군신화 속 곰·범 이야기 현대적 해석
방탄소년단 7명 멤버 운명 등을 풀어내
팬들 “지나친 상업화” 반발 불매 운동
평점 10점 만점에 7.3점에 그쳐 평범
“개념 낯설어 팬들과 교감이 가장 중요”
방탄소년단 웹툰 ‘세븐 페이츠:착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범’이라는 괴물들이 인간을 사냥하며 도시를 재앙으로 물들인다. 하나의 운명으로 엮인 일곱 명의 소년들은 범 사냥에 나서며 혼돈한 세계를 헤쳐나간다.”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든 네이버 웹툰·웹소설인 ‘세븐 페이츠: 착호(7FATES: CHAKHO)’가 지난 15일 전 세계 10개 언어로 동시에 공개됐다. ‘바운드리스’(Boundless·경계없음)를 기조로 내세운 하이브가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첫 번째 프로젝트다. “지나친 상업화”라는 비판 속에 K팝 가수들 IP의 무한 확장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착호’는 조선시대 호랑이를 잡는 부대였던 ‘착호갑사’를 소재로 단군신화 속 곰과 호랑이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왜 일곱 명인지, 그들을 한데 묶은 운명은 무엇인지 그린다. 엔하이픈(ENHYPEN)의 ‘다크 문:달의 제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별을 쫓는 소년들’ 등 다른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작품도 16, 17일 연달아 연재를 시작했다. 이 웹툰들은 하이브가 창작한 스토리 IP에 아티스트가 일종의 캐스팅 개념으로 함께 한다.
하이브는 “스토리 속 캐릭터를 표현하는 아티스트의 모습을 통해 팬들이 전에 보지 못했던 아티스트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하이브를 비롯한 국내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아티스트의 IP를 이용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음악의 기획·제작과 아티스트의 매니지먼트를 넘어 아티스트 IP를 축으로 하는 스토리텔링, 게임, 웹툰, NFT(대체 불가 토큰)까지 비즈니스의 영역을 넓혔다. 하이브의 지난해 3분기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MD·라이선싱 부문 매출액이 전 분기보다 53% 증가한 767억원을 기록한 것도 이 같은 결과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네이버 웹툰·웹소설의 콘셉트포토. 방탄소년단의 ‘세븐 페이츠: 착호(7FATES: CHAKHO)’ 하이브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전광판에 상영 중인 ‘착호' 옥외 광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하이브의 웹툰 프로젝트도 K팝 아티스트와 웹툰의 협업으로 새로운 IP 활용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나친 상업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소속사가 전혀 무관한 비즈니스에 아티스트의 이름을 쓰며 상업적으로만 활용한다는 게 팬들의 지적이다. 팬들은 대신 ‘무대를 원한다’고 촉구하며 앨범을 제외한 상품에 대해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착호’ 역시 1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평점 10점 만점에 7.3을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내걸고 전세계에 대대적 홍보를 해왔음에도 9점대를 기록하는 인기 웹툰에는 한참 못 미치는 점수다. 일부 팬들은 “방탄소년단과 하나도 관계 없는 내용”, “기존 웹툰에 방탄소년단을 끼워 맞췄다”고 비판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웹툰 ‘별을 쫓는 소년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엔하이픈 웹툰 ‘다크 문:달의 제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실 서사가 분명한 아이돌을 활용한 콘텐츠들은 팬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엔터테인먼트업체 관계자는 “기획사들은 아티스트를 ‘상품’으로 보지만, 팬들은 현실 인물 그 자체로 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IP, 메타버스 등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피할 수 없는 방향이지만 아직 개념이 낯설기 때문에 팬들과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