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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민주당, 김건희씨 발언은 ‘낮은 톤’으로, 무속인 조언은 ‘강한 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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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서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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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발언에 대해 17일 ‘낮은 톤’으로 대응했다. 윤 후보가 무속인에게 조언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국정 운영에 미신이 작동해선 안된다”며 공세했다. 김씨의 7시간 통화 녹음파일보다 무속인 조언이 중도·무당층에 미칠 부정적 파급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김씨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 대신 김씨를 감싼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웠다.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이 녹음파일 보도를 “악질적 정치공작”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김씨 입으로 한 얘기가 방송된 것인데 무엇이 공작이라는 말이냐. 더구나 김씨는 미투 부분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고 했다. 남 대변인은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 부인이나 가족이 그 정도도 (관여)안하는 캠프가 어딨냐”고 한 발언을 두고 “어느 후보의 배우자가 기자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정보를 갖고 오라는 둥 기자 매수를 시도하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서울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씨와 비교하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김씨가) 최순실이란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 같은 사안도 아니고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시즌 2”(현근택 대변인, CBS 라디오 인터뷰), “(김씨의)인식이 아주 천박”(우상호 의원, TBS라디오 인터뷰) 등 당 일각의 거친 반응과는 다른 기류이다.

민주당이 김씨 발언에 대해 낮은 톤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김씨 발언의 부정적 파급력이 강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씨는 MBC 보도에서 사생활 의혹에 대해 해명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각종 비리 의혹 관련한 발언은 법원 판단에 따라 방영되지 않았다.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는 “영부인으로서 김씨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그러나 당초 이보다 더 수위가 센 발언이 예상됐기 때문에 상대적인 파급력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비판이 네거티브 공세로 비쳐질 경우 역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윤 후보가 무속인에게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은 강하게 몰아부쳤다. 이 후보는 이날 “국정에는 운수에 의존하는 무속 또는 미신이 결코 작동해서는 안된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혹시라도 그런 요소가 있다면 지금부터라고 철저하게 제거하셔서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영화에 샤먼이 전쟁을 결정하는 장면들 많이 보지 않나”며 “21세기 현대사회에 핵미사일이 존재하는 이런 나라에서는 샤먼이 그런 결정을 또는 그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김진욱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윤 후보는 속히 국민 앞에 무속인 전모씨를 알고 있는지, 또 자신의 선거운동에 대해 전모씨의 조언을 받았는지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2019년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당시 윤 후보가 무속인 조언을 받아 대검찰청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무속인의 조언을 따르는 검찰총장도 심각하지만, 국정을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운영한다면 이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전씨가 ‘마고 할머니’(민간에서 전승되는 창조의 여신)를 모시는 무속인이라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윤 후보는 진정으로 불자로 알고 건진법사를 만난 것이냐. 윤 후보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윤 후보는 해당 무속인과 만남에 대해 “당 관계자한테 소개를 받아 인사한 적이 있는데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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