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발사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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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재차 유감을 표명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국가안보실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상황을 즉시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3개국을 순방 중이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8시30분쯤과 8시54분쯤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한이 올해 세 번째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자 당초 순방 동행이 예정돼 있던 서훈 실장에게 “국내에 남아 북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유관 부처와 협력해 잘 대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NSC 상임위는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50분 동안 서 실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개최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관련 상황과 군의 대비태세를 보고받은 뒤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발사체의 세부 제원에 대해 정밀 분석하고, 북한의 관련 후속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며 “아울러 북한이 금년 들어 네 차례나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한반도 상황이 더 이상 경색되지 않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화를 조속히 시작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를 위해 북한을 비롯한 유관국들과의 관련 노력을 배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NSC 상임위는 지난 5일 올해 첫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우려’만 표명했고, 지난 11일과 14일 2·3차 발사 때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번에도 ‘도발’ 규정 대신 이전과 비슷한 수위의 ‘매우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이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1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당일 문 대통령이 이를 ‘도발’로 규정한 뒤 북한이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자 이후 ‘도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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