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는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6시경 강원도 삼척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충돌사고 현장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크리스마스를 맞아 여자친구와 함께 눈 구경을 하고자 강원도 동해시로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는 제보자 A씨는 옆 차선에서 위태롭게 주행 중인 차량 한 대를 발견했다.
A씨가 목격한 옆 차선 차량은 처음엔 똑바로 주행하다가, 점점 눈이 쌓여있는 가드레일 쪽으로 이동했다. 쌓여 있는 눈과 바퀴가 마찰을 일으켜 눈바람이 일어날 정도였지만 해당 차량은 점점 가드레일 쪽으로 붙었다.
그러다 가드레일 옆에 불법주차된 화물차를 정면으로 들이받고 말았다. 그 순간 ‘쿵’하는 굉음과 함께 차가 한 바퀴 회전하더니, 해당 차 앞부분은 산산 조각났다. 파편이 도로 위에 흩날렸고 차에선 연기가 피어올랐다. 영상을 보던 한문철 변호사도 순간 “와…. 뭐야” 하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사고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제보자 A씨는 동승자에게 “(119에) 전화하고 있으라”고 한 뒤 급하게 차에서 내려 사고 차량으로 달려갔다. 당시 A씨의 동승자가 119에 신고했고, 옆 차선에서 사고 차량 뒤에 달리던 다른 차량 운전자가 112에 신고했다.
A씨는 “상식에 어긋난 운전을 하길래 처음엔 휴대전화를 보느라 저러나 싶었는데, 갑자기 가속하더니 차로에 주차된 시멘트 벌크 차량과 세게 부딪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조를 하기 위해 차 문을 열어보니, 운전석 에어백이 터져 있었고 술 냄새와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며 “안전벨트를 안 했는지 몸이 보조석으로 날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제보한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는 크게 다치진 않았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운전자는 오른쪽 눈썹 쪽에 타박상을 입고 피가 조금 난 정도의 상처만 입었다. 한 변호사는 “자칫하면 죽거나 크게 다칠 만한 사고였는데….”라며 놀라워했다.
지난해 12월 말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5년간 총 9만 1622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해 1848명이 숨지고 15만 4763명이 다쳤다. 하루 평균 전국에서 약 50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난 셈이다.
특히 코로나 19가 발생했던 2020년은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1만 7247건 발생, 전년 대비 약 9.8%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한 변호사는 “절대 음주운전을 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도,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사고도 안 줄어든다”며 “음주운전 사고는 한순간에 골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제보자는 긴박한 상황에 여자친구는 119 신고하게 하고, 본인은 얼른 가서 음주 운전자를 구하셨다. 두 분 고생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문철 TV에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불법 주차한 화물차량에도 잘못이 있는가’에 대해 투표를 한 결과, 78%는 “잘못 없다”, 22%는 “조금은 잘못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이 건은 법원에 가면, 상대가 음주운전이어도 왜 어두운 때에 아무런 표시도 해 놓지 않고, 비상등도 안 켜 놨냐고 할 수 있다”며 “이건 10% 정도 (화물차량에) 과실을 잡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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