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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김건희 '핵폭탄' 없었지만…"1억 줄수도""안희정 불쌍"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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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배우자 이미지 손상 불가피…캠프 인사 개입 정황 드러나 '부담'

'미투 운동' 폄훼, 진보·여성 표심 악영향…金 "부적절한 미투 발언, 국민께 송구" 사과

뉴스1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록'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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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에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비하하는 그릇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또한 기자에게 자신에 유리한 방향의 보도를 요청하거나 구체적 보수를 거론하며 대선 캠프 합류를 타진하는 등 캠프 운영에 비선 실세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 대선 후보 배우자로서의 이미지 손상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대선 정국을 뒤흔들 '핵폭탄급' 발언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어서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16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통화에서 "솔직히 우리 캠프(윤석열 후보 캠프)로 왔으면 좋겠다. 우리 남편(윤석열 후보)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명수 기자)가 제일 득 본다.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거 같나"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오면) 할 게 많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정보업'을 해서 정보 같은 것을 (발로) 뛰어서…"라며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에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이 기자가 선거 전략 조언 등의 강의를 하게 하고 105만원 강의료를 현장에서 지급하기도 했다.

김씨가 윤 후보의 선거 캠프 운영에 일정 부분 개입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점은 논란 소지가 있다. 그간 김씨가 윤 후보 정치 행보에 관여하고 선거 캠프 인사를 쥐락펴락한다는 의구심은 정치권 일각에서 있어왔다.

김씨가 경선 당시 홍준표 의원을 취재하던 이 기자에게 "홍준표 까는 게 더 슈퍼챗(실시간 후원금) 많이 나올 것"이라며 경선 경쟁자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유도한 점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꼽힌다.

다만 두 사람의 대화가 여러 차례에 걸쳐 편하게 오갔다는 면에서 김씨의 언급이 실제와 얼마나 부합할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국민의힘은 일단 '로키'(low key) 모드를 보이며 예상치 못한 여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의 배우자도 선거 국면에선 공동체이고 캠프 인선이 공무원 인사 체계처럼 흘러가지 않는 만큼 추천하는 인사를 (캠프에) 데려올 순 있다"면서도 "후보 책임하에 (인선이) 이뤄지는 모습이 아니라 비선으로 (인사가 이뤄진 것처럼) 그간 비쳐졌던 점이 통화를 통해 확인되는 건 다른 결의 문제"라고 말했다.

선대본부 다른 관계자는 "생각보다 대선 국면에 걸림돌이 될 만한 부분은 없지만 '우리가 새로 짜야돼' 등의 발언은 여권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며 "더욱 저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반론보도 요청문'을 통해 "'선거캠프에도 촬영스태프가 필요하니 자리가 있으면 알아봐 주겠다'는 취지로 좋은 말을 건넨 것"이라며 "상대방 말에 기분 나쁘지 않게 호응해 준 것일 뿐 공직자 시절부터 윤 후보가 하는 일에 관여한 사실이 없었고 앞으로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김씨가 성폭력 고발운동인 '미투'를 폄훼하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둔한 것은 캠프 운영 개입 논란보다 더 대선 국면에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의 여성·진보층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스1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내용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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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 기자와 통화에서 "보수는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다. 그래서 여기(보수)는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선 "불쌍하더라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한 점도 시민사회 쪽에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씨 측 변호인과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씨의 발언에 호응해 주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씨도 MBC에 보낸 해명에서 "미투 발언에 대해선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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