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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김건희씨 “미투는 돈 안 챙겨주니깐 터지는 것···박근혜, 진보 아닌 보수가 탄핵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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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미투 발언 부적절, 송구”

[경향신문]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 MBC서 방송
김 “미투 발언 부적절, 송구” 서면 답변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코바나컨텐츠 대표·사진)가 “ ‘미투(Me too)’가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깐 터지는 것”이라고 말한 통화 녹음 파일이 16일 공개됐다. 성폭력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고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에 왜곡된 시각을 드러낸 발언이다.

김씨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서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공짜로 부려먹거나 그런 일이 없다.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파일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가 김씨와 지난해 7월6일부터 12월까지 52차례에 걸쳐 7시간45분가량 통화하며 녹음한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MBC에 전체 녹음 파일을 제공했다.

김씨는 “(진보는)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 되겠지, 그러니까 이해는 다 간다. 나는 다 진짜 이해한다”면서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돈을 안 주고 하면) 안 된다. 나중에 화 당한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두고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수사를 너무 많이, 너무 많이 (검찰을) 공격했지”라며 “그래서 검찰하고 싸움이 된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라며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대통령)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보수가 탄핵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윤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전 이씨에겐 수 차례 캠프 영입을 제안하고, 지난해 8월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불러 대선 행보 관련 강의를 맡기곤 105만원을 건넸다. 김씨는 “(이씨가 오면)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지”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성사를 두고 “본인이 오고 싶어 했다”며 “왜 안 오고 싶겠어.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 온 거지”라고 했다. 김씨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 토크콘서트 일정에 간다는 이씨 말에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후원금)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해당 프로그램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미투 관련 언급을 두고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인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의 정치행보에 관여하지 않았고 캠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통화 녹음 파일 보도에 앞서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지난 14일 “공익을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일부 발언을 제외한 보도를 허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후보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될 일이 없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은 “탄핵을 주도한 보수들은 바보라는 말도 충격이고 돈을 주니 보수들은 미투가 없다는 말도 충격”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송 전 기자들과 만나 “(통화 녹음)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유정인·문광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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