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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TV 토론이 대선 지지율에 유의미한 변곡점 가져올까? 역대 사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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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선 토론, 지지율 변화 뚜렷한 상관관계 보였던 사례 드물어 / 다수의 국민들, 이미 지지 후보 정한 시점…‘확증 편향’만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 중도층, 여전히 지지 후보 정하지 않아…변수 될 수 있다는 일부 전망도 있어

세계일보

윤석열 국민의힘(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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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양자 토론'에서 진검 승부를 벌인다.

대선 민심 분수령인 설 연휴 전에 첫 TV토론이 예고되면서, 여야는 토론 대전이 막판 판세에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뉴스1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실무협상을 갖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TV토론을 설 연휴 전에 열기로 합의했다. 방식은 지상파 방송 초청 합동 TV토론이며, 주제는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이다. 토론 주제나 범위를 설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첫 만남부터 정면충돌할 공산이 크다. 양측 모두 각종 논란과 의혹이 겹겹이 쌓인 상황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의혹'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오랜 행정 경험을 무기로 윤 후보의 정책 공약 '디테일'을 파고들 가능성도 높다.

관건은 '반향'이다.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반복하며 접전하고 있어 TV토론에서 반전을 벼르고 있다. 대선을 40여 일 남기고 첫 토론이 열리는 만큼, TV토론 승패가 유의미한 지지율 변화로 이어진다면 판세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정치권은 TV토론이 유의미한 '지지율 변곡점'으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역대 대선 토론과 지지율 변화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던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다수의 국민들이 이미 지지 후보를 정한 시점이어서 '확증 편향'만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 토론이 표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며 "예컨대 A 후보를 지지하는데 B 후보가 토론을 더 잘한다면 지지자는 B 후보로 마음을 바꾸기보다 'B 후보는 얄밉게 입만 살았다'고 비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명칭이 붙을 만큼, 유권자 사이에서는 대선 후보를 나란히 놓고 '직접 비교'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무당층 비율이 20%에 달하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의견도 과거 대선보다 높다는 점도 근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 10~12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실시해 지난 13일 발표한 1월2주 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29%였다. 특히 대선 캐스팅보트인 20대는 55%, 30대는 44%에 달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에서 39세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한 'TV토론 영향 조사'에서는 TV토론이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이 78%에 달했다. 청년 10명 중 8명이 TV토론을 지켜본 뒤 최종 지지 후보를 정하겠고 응답한 셈이다.

드물지만 TV토론이 큰 지지율 변화로 이어진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갑철수', 'MB 아바타' 발언이 대표적이다. 당시 조선일보가 TV토론 당일 칸타퍼블릭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지지율이 4.6%포인트(p) 급락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두 양강 후보가 첨예한 논란과 비리에 휘말려 있고,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를 수 있다"며 "대부분 정치력이 풍부한 후보들이 나왔던 과거 대선과 달리, 이 후보는 정치·행정 경험이 풍부한 데 반해 윤 후보는 아직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대칭성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채 교수는 "진보층과 보수층 지지자들은 대부분 표심을 굳혔지만, 상당수의 중도층과 청년층은 여전히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동성도 변수가 될 것"이라며 "양 후보가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실언을 유도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큰데, 스윙보터가 어디로 움직일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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