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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스페셜리스트] '멸공'의 이름으로 짓밟은 그놈, 이름이라도 알고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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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BS 탐사보도부 원종진 기자입니다. 누군가의 남편으로, 누군가의 아버지로 평화롭게 살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 하지만 못 배웠다는 이유로, 힘 있고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기 직전까지 외면받는 사람들. 대한민국으로부터 버림받은 '평범한 사람들의 과거사'. 지금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아이 달고 이혼당한 날 받아준 남편…어느 날 소식이 끊겼다



[최옥선 / 故 서창덕 씨 아내]
"서창덕 씨는요. 제가 재혼은 했지만, 참 사람이 순하고 생활력도 강했고. 아이들도 참 비록 성은 다르지만 참 잘 길렀어요. 우리 엄마한테도 잘하고. 그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안 들어오는 거예요. 생전 나가서 안 들어오는 법은 없었거든요."


최옥선 씨의 남편 서창덕 씨는 군산의 작은 섬 개야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고기잡이 배 타다 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 돈을 벌어야만 했던 서창덕 씨는 14살 때부터 부모님 돌아가신 그 바다에서 배를 타기 시작합니다.

남들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 고깃배를 탄 창덕 씨는 요즘으로 치면 고3, 19살이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더 벌자'. 꿈 많던 소년이었던 창덕 씨는 조금이라도 일당을 더 쳐주는 조기잡이 배 승룡호를 타게 됩니다. 고향 군산 개야도 앞바다가 아닌, 저 멀리 연평도 앞바다까지 가서 조기를 잡아오는 배였습니다. 1967년, 열아홉 창덕 씨는 그렇게 그 배를 타고 나가 신나게 조기를 잡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