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의 아프간 담당자 마리-엘런 맥그로어티는 1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A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프간 국민 2천280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그 중 870만명은 거의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 |
그는 "올해에는 이들을 도울 자금이 충분치 않다"면서 "앞으로 1년간 아프간의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44억 달러(약 5조2천억원)가 필요하다. WFP의 경우도 2022년 필요 최소한의 일을 하는데 26억 달러(약 3조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조에 크게 의존해 온 아프간 경제는 작년 8월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제사회는 아프간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고 기금 모집을 중단했다.
이에 따른 자금 부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뭄과 겹쳐 혹독한 결과를 가져왔다.
인플레이션까지 발생해 아프가니스탄의 식량 가격은 최근 몇 달간 50% 이상 뛰었다.
맥그로어티는 "최근 바다크샨 지역에 갔을 때 나이 많은 농부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지금까지 19개 정부를 거치면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지금 같은 고난은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지금까지 줄을 서가며 구호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최근 수십 년간의 분쟁보다 지금의 배고픔이 더 고통스럽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맥그로어티는 국제사회에 아프가니스탄을 계속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구호기금이 탈레반 정권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WFP가 겨울을 맞아 아프간 북동부와 중앙 산악지대 등 주요 지역에 식량을 배급하려 하고 있지만, 이미 일부 지역의 접근로가 눈에 막혀 구호가 더욱 절박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수백만 명의 아프간인들이 죽음의 기로에 서 있다"라며 국제사회에 유엔의 50억 달러(약 5조9천억원) 구호 기금 조성에 참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프간 동결 자금을 해제하고,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은행 시스템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얼어붙은 기온이나 동결된 자금이나 아프간 사람들에겐 치명적"이라며 "이런 비상 상황에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돈을 막는 규칙이나 조건들은 보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