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이 발표되는 14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과세수 규모가 정부가 예상한 19조원보다 최소 8조원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초과세수를 활용한 소상공인 지원책 마련을 지시하면서다.
기재부가 13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2021년 11월)’을 보면, 지난해 1~11월 국세수입은 323조4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2차 추경 당시 전망치보다 9조1000억원 불어난 것인데, 12월 국세수입이 전년 동월(17조7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가정하면 연간 초과세수 규모는 26조8000억원이 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밝힌 초과세수 규모 19조원보다 7조8000억원의 세수가 더 들어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수출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 증가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 흐름이 12월 세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초과세수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재정동향이 발표된 직후 “예상보다 더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해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추경 편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추경 편성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기재부도 추경 편성을 공식화하고,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되는 14일 추경 편성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안에는 최근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포함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업종과 계층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백신·치료제 구입, 중증 환자 병상 확보, 의료인력 등에 대한 지원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초과세수를 이번 추경의 직접적인 재원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초과세수는 국가재정법상 오는 4월 세입세출 결산 과정을 거쳐 세계잉여금으로 처리한 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 국채 상환 등에 먼저 써야 한다. 초과세수 중 40%를 지방에 반드시 교부금으로 내려보내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추경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결산이 끝난 후 초과세수로 국채를 상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국고채 발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방역 진행 상황이나 소상공인 피해 상황, 추가 지원 필요성, 기정예산(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에서 동원할 수 있는 규모와 세수 등 재원 여건을 저희(정부)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판단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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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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