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태극기를 비롯한 국기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결정에 따라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32번째 선진국이 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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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만장일치로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경제 규모만 놓고 보면 일찍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격상을 쾌거로 본 건 '선진국'이라는 말 때문이다. 이때 선진국은 단순히 경제적 범주의 용어라기보단 '바람직한 사회', 즉 '우리가 살았으면 하는' 사회로 보는 게 옳다. 그렇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고 자축하긴 이르다"는 게 박노자의 일갈이다.
러시아 출신 귀화 한국인으로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유사 선진국'이 아닌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우리가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외면했던 K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면서다. 그는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 게임', K방역 등 자랑스러운 K의 이면에 도사린 반페미니즘으로 대표되는 혐오의 일상화, 대선 후보의 '주 120시간' 발언이 보여주는 구시대적 노동관, 여전히 미국에 치우친 외교 정책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파헤친다.
'당신이 몰랐던 K'·박노자 지음·한겨레출판 발행·240쪽·1만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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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제도 개혁만으론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우리 사회의 상식과 통념(에토스)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능력 유무나 위치 고하를 떠나 만인이 존중받고, 성장이 아닌 인간과 생태계의 총체적 생존이 사회의 목표가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사회·정치적인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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