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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오미크론 퍼지는데 "격리기간 줄인다"는 나라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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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새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속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몇몇 나라들은 오히려 격리 기간 단축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의료 체계 압박, 경제 어려움 등 현실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미국 등에 이어 12일(현지시간) 스위스가 격리 기간을 단축했으며, 신규 확진자가 다시 1만명대로 급증한 일본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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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코로나19 거점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혜민병원에서 한 시민이 격리 해제 후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퇴원하고 있다. 2021.12.3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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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위스 정부는 다음날부터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기존의 10일에서 5일로 단축한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4개월 안에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이들은 격리 자체가 면제된다. 일본도 격리자를 줄이려고 한다. 현재 일본 정부는 확진자 10일, 오미크론 밀접접촉자 14일의 격리 기간을 두고 있는데 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10일로 단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이시이 게이이치 간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격리 기간 단축 요청을 받고 "오미크론의 특성에 맞는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총리 최측근인 기하라 세이지 관방 부장관도 이날 BS11방송에 출연해 "전문가는 오미크론의 잠복 기간이 짧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격리 기간 단축을 시사했다.

기하라 부장관의 말에는 근거가 있다. 일본국립감염증연구소가 오키나와현에서 감염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오미크론 확진 사례 17건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잠복 기간은 3일 전후로 나타났다. 5일 전후인 다른 변이에 비해 짧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근거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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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본 서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2022.1.6./사진=[히로시마=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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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과 미국의 선도로 스페인,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등이 격리 기간을 단축했다.

영국은 지난해 말 격리 6~7일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에 대해 격리 기간을 기존의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는데, 전문가들은 대부분 확진자가 격리 7일째 이후 감염을 일으키지 않고 연이틀 검사를 받으면 거짓 음성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미국도 지난해 말 무증상 확진자에 대해 격리 기간을 기존의 10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이런 결정은 대부분의 감염이 증상 발현 이전 1~2일 전부터 증상 발현 이후 2~3일 안에 일어난다는 연구가 뒷받침했다.

격리 기간 단축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우선 의료진 부족이다.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이날 628명의 의료진이 결근했는데 대부분은 밀접접촉 때문이었다. 하루 확진자 2만명대였던 지난해 9월의 이 지역 결근자가 200여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상황이 심각하다. 오미크론 입원자가 급증한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9일부터 무증상 감염 의료진의 업무 복귀를 권고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감염자가 늘면서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고 마트 매대가 빌 정도로 유통망이 망가진 경제 상황 역시 격리 기간 단축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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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추이 /사진=월드오미터(통계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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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처럼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산세가 영국과 미국 등에서 곧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남아공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2일 3만7875명을 기록한 뒤 급감해 최근 6000명 안팎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신규 확진자 수도 이달 4일 21만8724명에서 최근 10만명대 초반으로 급감했다. 미국 워싱턴대는 모델 분석을 통해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오는 19일 120만명대를 찍은 뒤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신규 확진자 수와 다소 시차가 있는 입원 환자 수는 여전히 영국과 미국 등에서 증가하고 있어 의료 체계의 부담은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는 영국과 미국 등에서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약화되더라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다음 단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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