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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고공행진' 은행 가계대출, 금리·대출규제가 잡았다…2000억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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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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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년 12월 공급된 은행 가계대출 규모로는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풍선효과가 우려됐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전월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다. 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끝도 없이 치솟던 가계대출 증가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1060조7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며 특히 역대 12월 기준으로만 보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감소한 것이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이 감소한 배경은 작년 말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기조가 이어졌고 신용대출은 연 소득 범위 내에서 한도를 제한한 영향이 있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도 (가계대출 잔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778조8000억원으로 12월 한 달 동안 2조원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작년 7월 6조원을 웃돌던 주담대 규모는 주택 거래 둔화와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같은 해 9월 5조6000억원, 10월 4조6000억원, 11월 2조3000억원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 역시 은행권이 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대출 관리에 나섬과 동시에 대출금리 상승,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전방위적 가계대출 규제 속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대출 증가세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12월 제2금융 가계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4000억원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직전월 해당 업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3조원을 상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높아진 은행 대출 규제 속에 고금리인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한은은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고 작년 말까지 대출 증가세 관리를 하던 금융기관들도 올 들어 본격적으로 대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당장 가계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둔화됐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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