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도 초과세수 활용한 추경 편성 주문
세수 오차율 20%대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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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손선희 기자] 지난해 연간 세수오차 규모가 6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30조원에 육박하는 초과세수를 활용한 당정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간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역시 초과세수를 활용한 추경 편성을 우회적으로 지시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거둬들인 국세수입은 총 323조4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5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진도율 102.9%를 기록해 11월을 기점으로 100%를 돌파했다. 지난해 세입경정 당시 예상됐던 세수 314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정부는 12월 국세수입을 더하면 지난해 연간 총 국세수입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11월까지 누계 세수가 323조4000억원으로 예상세수 314조3000억원보다 9조1000억원을 초과했고 지난해 12월 한 달 세수가 재작년 같은 달 세수(17조7000억원)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초과세수는 저희가 당초 전망했던 19조원 내외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세수가 재작년 같은 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들어온다고만 가정해도 이미 초과세수 규모는 26조8000억원으로, 총 국세수입은 341조원을 웃돌며 앞선 정부의 예측치(19조원 초과)를 상회한다. 12월에 20조원대 세금이 걷힌다면 연간 총 국세수입은 343조4000억원, 초과세수 규모는 29조1000억원 수준으로 뛴다. 이 경우 앞서 세입경정분을 합친 세수오차만 60조원을 넘어서게 되고, 세수 오차율은 20%를 웃돌며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오차는 이미 올해 초과세수 규모를 세 차례나 수정한 뒤의 결과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31조5000억원의 초과세수를 세입경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9조원 규모의 추가 초과세수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는데, 결과적으로 여기에 또 최대 10조원 규모로 세금이 더 걷히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세수오차의 배경과 관련해 11~12월 수·출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고용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등 경제 회복이 강해진 점을 들었다. 하지만 오차규모가 가장 컸던 세목이 소득세란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및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자산시장 호조 및 취업자 수 증가 등 영향으로 소득세 진도율이 107.2%로 가장 높았다. 11월까지 총 106조6000억원의 소득세가 걷혔는데, 이는 전년 대비 20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법인세도 전년보다 14조7000억원 늘어난 68조8000억원이 걷히면서 진도율 104.9%를 나타냈다. 부가가치세도 전년보다 6조1000억원 늘어 7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진도율은 101.3%다.
결과적으로 초과세수를 기반으로 당정은 대선을 코앞에 둔 내달 중순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당정이 오는 14일 발표하는 거리두기 방침을 현행 ‘4명, 9시’로 유지하는 데에 중지를 모은 만큼, 추경 편성의 필요성과 명분은 어느정도 확보 된 상황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같은날 문 대통령은 "세수 추계에 오차가 발생한 것은 아쉽지만, 기업 실적·수출입·고용 등 경제가 활성화된 결과이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의 여력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예상보다 더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해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발언, 사실상 추경을 지시했다. 기재부도 ▲소상공인 피해상황 ▲기정예산에서 동원할 수 있는 규모 ▲세수 등 재원 여건과 제반요인을 검토해 추경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당정은 재정건전성이나 금리 인상 부담을 고려해 적자국채는 발행하지 않거나 발행하더라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지난 12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0bp(1bp=0.01%포인트) 하락해 연 1.99%에 장을 마쳤다. 정부 관계자는 "매년 정해진 발행 물량을 웃돌아 국채가 추가 발행 될 경우 시장에 미칠 금리 충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표물인 국채 금리가 뛰면 은행채, 회사채 금리가 모두 영향을 받고 결국 연쇄적으로 대출금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는 지난해 연간 국고채 발행량이 초과세수 활용 등의 영향으로 발행한도(186조3000억원) 대비 5조8000억원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치도 내놨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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