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감염병 전문가 어려움 호소
백신패스 소송 ‘판사 vs 보건복지부’ 논란 언급
보건복지부엔 “공무원, 소통 능력 못 배워”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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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불확실한 재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명확하게 단답식으로 답하라’는 과학적 사고가 부족한 판사들을 설득해야 한다”.
국내 대표 감염병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1일 서울행정법원의 방역패스 취소 소송을 겨냥한 발언에 나섰다. 시민·정치인·언론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은 비과학과 정치편향과 안티 백서들과 싸워야 했다. 감염병 재난의 시기,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이나 감염병 전문가들의 소통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진다”고 말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극한 상황에서 소통의 대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공무원이나 전문가들은 그런 훈련을 거의 받지 않아 개인이 열심히 몸으로 틀어막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자신의 SNS에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인증한 모습.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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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교수가 언급한 “과학적 사고가 부족한 판사”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된 식당·카페 등 17종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취소 소송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해당 행정소송은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일반 시민 1023명이 지난달 31일 제기한 것이다.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심리로 열린 첫 심문기일에서 재판부는 보건복지부 측에 “방역패스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무엇이냐. 단답식으로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재판부는 “접종 완료자가 99%가 되면 의료 체계가 붕괴되지 않느냐”, “접종률 99%가 달성돼도 의료 체계는 붕괴되는 것이냐”, “예방접종 상관없이 의료 체계가 붕괴한다는 말이냐”며 잇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보건복지부 측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문제의 ‘단답’ 요구가 등장했다.
이날 심문 과정이 세간에 알려진 뒤 보건복지부는 방역패스 공익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교수가 언급한 ‘(소통 관련) 훈련을 거지 받지 않은’ 공무원은 보건복지부 측으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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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시 정책 도입 시점이 지연돼 실효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약 매번 이런 식으로 줄소송이 걸려서 가처분신청으로 (정책이) 중단 되고, 행정 본안 심사에서 한두 달 이상이 걸린다면, 그 정책은 (도입시점에는) 소용없는 정책이 돼 있을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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