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진현우 인턴기자 = 현실 세계를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하는 플랫폼인 메타버스(metaverse). 만약 내가 즐겨보는 웹툰의 캐릭터가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국내 포털 업체들이 지금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 포털의 간판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메타버스 안에 구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털의 콘텐츠 IP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포털의 이런 움직임은 포털이 국내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제페토에 조성한 스타벅스 가상공간 [사진=제페토, 스타벅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페토와 콘텐츠 IP 접목...네이버, 우물 안 개구리서 벗어나나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대성공으로 한껏 고무돼 있다. 제페토는 현재 세계 약 20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이용자 수도 2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현대자동차, 구찌 등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제페토에 입점해 새로운 메타버스 상권까지 형성된 상태다. 콘서트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들도 제페토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올해에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도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그 중 핵심은 네이버가 보유한 각종 콘텐츠 IP와의 협업이다.
네이버는 경쟁사 카카오에 뒤쳐져 있는 IP 산업 1등을 탈환하기 위해 국내외 콘텐츠 개발사들과 잇단 인수합병(M&A)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등 이미 보유하고 있는 IP 플랫폼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가졌지만 해외에서는 국내 위상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는 이런 IP에 대한 투자와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제페토와의 조합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잇단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페토를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 국내 1위 콘텐츠 IP 동원하는 메타버스 추진
카카오 역시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내부 콘텐츠 IP 강화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IP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타파스와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세계 유수 IP 업체를 인수하면서 해외 IP 개척에도 나섰다.
카카오는 아직 네이버처럼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메타버스 관련 회사들에 잇단 투자를 진행하면서 카카오만의 메타버스 구상에 들어갔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120억을 투자했다. 이진동 카카오엔터 대표는 투자 사실을 알리면서 "버츄얼 아이돌을 시작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말을 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넵튠은 VR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맘모식스를 인수했다. 모바일 메타버스 서비스와 플랫폼을 개발하는 퍼피레드의 지분 44%를 사들이기도 했다. 콘텐츠 IP와 메타버스와의 융합은 카카오 그룹 내에서도 새해 글로벌 시장에서 메타버스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될 것이다.
이런 메타버스와 콘텐츠 IP와의 융합은 포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하나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와 넷마블이 '메타버스 아이돌'을 통해 메타버스 협업을 가속화한다. [사진=카카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서 차별성 발휘...인재 확보에 대한 대비도 필요
포털이 치열하게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콘텐츠 IP의 융합은 큰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쳐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범용기술 성격이 뚜렷하다"며 "신규 비즈니스와의 융합이 타 산업보다 더 큰 시너지가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토종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해야 하며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도모해야하는 대한민국 플랫폼 고유의 과제가 있을 것이다"라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된 시대에 새로운 동력의 실마리도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다양한 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개발돼 산업 간, 기업 간 건강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자는 더 이상 국내 기업들이 아니다"라며 "신사업들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계속돼 세계 수준의 위치까지는 어느 정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인재의 꾸준한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인재를 최대한 빨리 뽑으려고 노력하는데 인기가 올라가다 보니 시장에 나오면 바로 사라지는 상황이다"라며 "인력 부족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wjin@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