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결산 전 추경 밀어붙이는 당정
재정법 정신 무시하고 소상공인 여론전
교부금 등 절차 따르면 3조 남짓 남아
30조 추경 위해선 20조 이상 국채 불가피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정부 세수추계 실패로 인한 초과세수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단서가 되고 있다. 4월 결산 전까지 초과세수는 원칙상 추경 재원으로 사용될 수 없지만,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조기 추경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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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0조원 가량에 달하는 초과세수가 발생하더라도 이중 40%는 지방교부세 등으로 배분해야 한다. 20조~30조원 재원을 충당하긴 턱없이 부족하다. 국채발행이 필수적이다. 4월 결산 전엔 직접적으로 추경 재원으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술적 우회로도 사용해야 한다.
11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결산 전 직접적으로 추경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일종의 순환과정이 필요하다.
기금을 이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에도 19조원 초과세수를 이용해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대책에 5조3000억원을 사용했다. 세입경정을 하지 않고 정부 수준에서 결론냈다. 초과세수와 다르게 기금은 ‘룸(공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주요항목 지출금액의 20% 이내, 금융성 기금은 30% 이내에서 변경하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협의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
이번 추경도 명분은 초과세수가 됐지만, 편법적으로 4월 결산 이전에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방식을 총동원해 초과세수를 미리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초과세수를 이용하더라도 국가채무 증가는 불가피하다. 절차적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 40%는 정산될 수밖에 없는 재원이다. 이후 세계잉여금의 30%는 공적자금 상환기금 출연, 이후 나머지의 30%는 국가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초과세수 19조원을 이용한 소상공인 지원대책 예산도 먼저 지방교부금 등을 배분한 뒤 편성됐다.
10조원 초과세수가 발생해도 교부금을 배분하면 중앙정부에 남는 재원은 6조원 가량밖에 안된다. 여기서 공적자금 상환 30%를 하면 4조2000억원이 남고, 국가채무 상환 30%까지 마치게 되면 3조원 남짓한 수준이 된다. 지난번 집계된 19조원 초과세수 중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인 3조6000억을 합쳐도 6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방교부금 정산 등 세계잉여금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국가채무 상환도 하지 않은 채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초과세수 중 ‘꼬리표’가 달려있는 세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추가세수 중 상당부분은 종합부동산세 증가분으로 전해졌다. 종합부동산세는 지방자치단체로 배분해야 하는 재원이다.
추경이 현실화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1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 올해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30조원 가량에 달하는 추경을 하려면 올해 본예산 기준 74조원인 적자 국채 발행 규모를 100조원 안팎으로 늘려야 한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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