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30분 전부터 대기 50팀 넘어…방역패스 도입 전과 분위기 비슷
방역패스 도입 첫날인 10일 오전에도 신세계백화점 본점 주변에는 오픈런 고객들로 붐볐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방역패스도 명품 오픈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명품 3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모두 입점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방역패스 도입 첫날인 10일에도 여전히 명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롤렉스와 샤넬은 일찍이 당일 대기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이날 백화점을 찾은 고객과 매장 관계자 모두 방역패스 도입에도 여전히 고객이 많아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객들이 많아 방역패스 도입에도 고객 유입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백화점에 방역패스가 도입되는 첫날인 이날 오전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명품을 구매하려는 일명 '오픈런'(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명품 매장을 향해 달려가는 것)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방역패스란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을 확인했다는 일종의 증명서를 말한다. 집단감염 우려가 높다고 판단되는 연면적 3000㎡ 이상 백화점·마트에도 이날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됐다.
10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본점 동문에는 샤넬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50여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방역패스 첫날…샤넬·롤렉스 '오픈런' 여전
먼저 신세계 본점 동문 대기 줄이 가장 길었다. 동문은 샤넬 고개들이 줄을 서는 출입구다. 개점 30분 전인 오전 10시부터 샤넬 매장 상담 예약을 위해 50여명의 고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동문 앞에는 대기 예약을 신청할 수 있는 스마트패드를 든 일명 '패드맨'들이 서 있었다. 고객들은 패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각자 쉴 장소를 찾아 떠났지만 줄이 줄어들기 무섭게 새로운 고객들이 꼬리를 찾아 다시 줄을 섰다.
샤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오픈런 대기 줄에 나와 고객들로부터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했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이날 샤넬 오픈런 줄에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패드맨뿐 아니라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직원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날 두 명의 패드맨 외에도 두 명의 직원이 고객들에게 방역패스를 안내하며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했다.
이날 오전 백화점 서문에는 롤렉스를 구매하기 위해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같은 시간 서문에는 롤렉스를 구매하기 위해 50명이 넘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 롤렉스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자주 들른다는 직장인 구자윤씨(47)는 "오늘은 주말보다 대기 예약을 10팀이나 적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대기 줄이 길다"며 "방역패스에도 백화점 인기가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샤넬, 롤렉스 오픈런 대기 줄뿐 아니라 일반 출입구에도 다수의 고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샤넬, 롤렉스 대기 예약을 마친 일부 고객들은 백화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를 찾아 이동했다. 에르메스 대기 예약을 위해서다. 에르메스는 백화점 외부 오픈런 대기 줄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 않아 개점 시간에 맞춰 백화점에 입장한 뒤 매장 입구 앞에서 대기 신청을 해야 한다.
일반 출입문에는 샤넬, 롤렉스 대기 예약 줄에 비해 인기가 적었지만 개점 5분 전, 40여명의 고객들이 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섰다.
백화점 직원들이 입구에서 고객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오전 10시30분이 되자 백화점 직원이 출입구에서 나와 2명씩 입장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는데, 기기 앞에 고객이 붐비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백화점 각 입구에는 QR코드를 확인하는 기기가 3~4대 구비돼 있는데, 3명의 직원이 고객들의 백신접종 여부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롤렉스 매장에는 당일 상담 예약이 마감됐다고 공지돼 있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고객들은 2명씩 입장했지만 각 명품 매장 앞은 금세 고객으로 메워졌다. 롤렉스는 대기 예약이 30분 만에 다 찼다. 롤렉스 매장 관계자는 "오늘 상담 예약은 총 70팀만 받아 이미 마감됐다"며 "다음날에 와서 대기 예약을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샤넬은 백화점이 개점한 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오늘 내 매장 입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이날 오전 에르메스 매장 앞은 상담 예약을 위해 찾은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 뉴스1 신민경 기자 |
에르메스는 30분 만에 40팀이 넘게 예약이 몰렸다. 크리스찬 디올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 관계자는 "현재(오전 11시) 대기 예약을 하면 2시간 뒤에 매장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30대 주부 김모씨는 "월요일과 금요일은 휴가 내고 오는 직장인들이 많아 백화점에 사람이 많지만 방역패스로 사람이 적지 않을까 하고 예상하고 친구와 오늘 에르메스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왔다"며 "그런데 방역패스 도입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정말 많다. 눈치싸움에서 졌다"고 토로했다.
◇"대다수의 고객, 백신접종 완료한 듯…발길 여전"
방역패스에도 백화점 명품 인기는 여전하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평가다. 다수의 명품 매장 관계자들은 "평소와 비교하면 매장을 찾는 고객 수는 방역패스 이전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이미 백신접종을 한 고객들이 많았기 때문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역패스 도입에 백화점 업계는 출입구 근무 인원을 늘려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방역패스 도입을 확정 지은 뒤 QR코드 확인하기 위한 각 출입구에 늘려서 배정했다"며 "방역지침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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