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대규모 무료 코로나 검사 정책 바꿀 듯…
확산세 꺾인 남아공선 치명도 낮다는 연구 결과]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202112.19./사진=(런던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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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일일 확진자가 급증한 영국에서 코로나19를 감기와 같은 풍토병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정부도 무료 검사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오미크론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끝나가는 신호로 보는 의견이 속속 나온다.
9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최근 영국의 과학계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코로나19를 이제 감기와 같은 풍토병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시각이 드러난다.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TF) 전 책임자 클라이브 딕스 박사는 전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부스터샷(추가접종) 이후엔 정부가 대규모 백신 접종에 정책 초점을 맞추는 일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는 "바이러스의 확산이 아닌 질병을 관리해야 한다. 취약 계층에서 중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게 미래의 목표"라며 백신도 취약 계층을 위해서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널4방송에서도 "심각하게 아프지 않을 사람들에게 더 많은 백신을 계속해서 놓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아프고 적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도 지난 7일 부스터샷 대규모 접종 이후 취약층에 대한 4차 접종이 현재로서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또한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더 타임스에 "우리가 무료 신속 자가검사 키트를 모두에게 언제까지나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할 경우 검사 수를 늘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도) 검사 수 자체를 줄이는 시나리오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영국이 무료 신속 자가검사 키트에 사용한 금액은 10조원 가까이 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몇 주 안에 무료 신속 자가검사 키트 중지 등 새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2021.12.2./사진=[런던=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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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 조짐은 영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의료 체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다. 지난 3일까지 일주일 동안 입원 환자 수는 모두 1만5812명으로 직전주에 비해 57.7% 증가했다. 다만 최근 4일째 신규 감염자는 줄고 있다. 확산세가 심했던 수도 런던만 보면 지난달 말부터 감소세를 보인다. 이는 앞서 오미크론이 시작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달 중순 이후 신규 감염자가 정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과 비슷한 궤를 보일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다.
최근 감염 폭증세를 보이는 미국에서도 긍정론이 잡힌다. 조지워싱턴대 조너선 라이너 의학 교수는 7일 CNN에서 "단기적으로 1월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아공, 영국 사례를 보아 봄에는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또 다른 변이가 생길지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감기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웠듯이 결국 코로나와 함께하는 법을 배울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에 대해서는 바이러스와 공존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국립 스티브 비코 아카데믹 병원 연구에서 오미크론 환자의 입원 기간이 기존의 절반 아래인 평균 4일, 중환자실 입원율이 4.2%에서 1%로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오미크론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endemic·풍토병)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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