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실험용 쥐가 아니다"…청주 이마트 매장서 시위도
예외·적용 시설 및 대상 조정 필요…정부 대응 주목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방역패스 의무 적용이 시행된 10일 오후 대구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 대형 방역패스 시행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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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확대 적용한 10일 현장에서는 갈등이 불거졌다.
매장들은 직원을 추가 배치하는 조치를 했는데도 출입구에서 줄이 길어졌고 전자기기 사용이 서툰 고령층이나 백신 미접종 고객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혼란을 빚었다.
특히 충북 청주에서는 방역패스 반대 단체가 대형마트에 진입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부는 현장의 혼란과 일각에서 제기된 실효성, 적법성 논란에 대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도의 필요성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10일부터 방역패스 추가적용 시설에 3000㎡ 이상 쇼핑몰, 마트, 백화점 등 전국 2003개 대형 매장이 포함됐다.
완치자라면 격리해제 확인서, 의학적 이유로 접종받지 못하는 자는 예외확인서를 확인받아야 한다.
이런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미접종자 혼자라도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을 이용할 수 없다.
방역패스는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만 적용된다. 판매사원 등 직원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출입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날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대형마트에서는 전날이 휴무일이었던 탓에 고객들이 몰렸지만 방역패스를 안내하는 직원은 1명에 그쳤다.
직원 A씨(40)는 "손님들이 바뀐 조치를 잘 몰라 일일이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지침이) 자주 바뀌니 국민 입장에서는 헷갈리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의 대형마트에서는 70대 여성 고객이 입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고, 종이 형태의 접종 증명서도 없어 마트 직원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마트 직원은 "인근 동사무소에 가서 접종 증명서를 받거나 혹은 (접종완료 증명) 스티커를 받아오라"고 말했다. 고객은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충북 청주의 이마트 분평점에서는 백신 접종과 방역패스 적용에 반발해 온 '백신인권행동' 대표인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와 회원들이 매장에 진입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양손에는 '백신 강제 인권유린', '방역핑계 통제사회! 국민분열 인권말살!', '묻지말고 그냥 맞아? 너나 실컷 살인백신!'이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아울러 이날부터 방역패스 유효기간 위반 시 과태료 부과와 행정처분도 시작됐다. 방역패스 시행 지침을 위반할 경우 이용자는 횟수별로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시설 운영자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 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고 1차 위반 시 운영중단 10일, 2차 20일, 3차 3개월, 4차 폐쇄 명령을 별도로 받을 수 있다.
3000㎡ 이상 대규모 점포 대상 방역패스 시행일인 10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손현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비롯한 시민들이 진입 시위를 하고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조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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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패스, 거리두기보다 더 효과적" 여론전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전후 방역패스를 유행 통제를 위한 주요 방역정책으로 꼽은 바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학부모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는데 최근 학부모단체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관련 반발이 거세진 양상이다.
백신접종이 큰 효과가 없으며 방역패스가 기본권만 침해한다는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방역패스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신해 유행을 억제할 중요한 방역 수단이라고 치켜세웠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0일 "방역패스를 확대하지 않았다면 현재 거리두기 조치가 길어지고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거리두기의 방역 효과가 강력하다면서도 소상공인에 피해를 끼친다며 상대적으로 기본권 침해와 경제적 피해가 적은 방역패스를 우선 확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방역패스의 목적은 접종률 제고가 아니라 유행 규모를 줄이고 의료체계 여력을 확보하면서 거리두기를 최대한 피하고 늦게, 짧게 시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본권 침해 문제를 최소화하려 외국보다 우리나라가 예외 사유를 최대한 인정하며 길랑바레 증후군, 뇌정맥동 혈전질환자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에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 데는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손 반장은 "현실성의 문제도 있고, 일상생활에 차질이 생겨 기본권 침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패스를 중단했는데 오미크론 유행이 확산된다면 거리두기 강화는 불가피하다. 이는 국민 모두에 방역패스보다 더 큰 피해와 불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이해할만한 방역 조치여야 하나 "불합리하다"라는 의견이 빗발친 데는 정부의 세심한 고민과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의 소지가 된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예외 범위는 좁고 적용 범위는 넓다는 취지의 기본권 침해 우려들에 해명하고, 필요하다면 개선하라는 것이다.
관련해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해외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10일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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