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베이징과 인접한 톈진(天津)시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몇 차례 해외 유입 사례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됐지만,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진 경우는 처음이다. 사실상 톈진과 일일 생활권에 있는 베이징시는 출퇴근 자제를 권고하며 차단 방역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9일 톈진에서 2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8일 톈진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을 합하면 이틀 동안 누적 확진자는 24명이다. 하지만 이는 실제 감염자 숫자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 방역당국은 감염자가 1차 양성 판정을 받더라고 추가 진단 과정을 거친 뒤에야 최종 확진자로 분류하고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 숫자에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시 방역당국 발표를 기준으로 보면 톈진에서 지난 7일 오후 9시부터 9일 오후 9시 사이 이틀 동안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40명이다. 첫날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밀접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에서 18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고, 다음날에도 2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최초 확진자 2명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도 대부분 최초 확진자들의 밀접 접촉자이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첫 지역사회 전파 사례다.
톈진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는 출처도 불분명하다. 시 방역당국은 지난달 해외 유입 확진자에게서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지역사회 전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최초 확진자 2명은 최근 도시를 벗어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톈진시는 이미 지난 9일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29개 주거단지를 봉쇄하고 시민 1500만명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시작했지만 이번 집단 감염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장잉(張穎) 톈진시 질병통제예방센터 부주임은 “이미 3차 감염 사례까지 확인됐고 이는 일정 기간에 걸쳐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퍼져나갔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감염자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집단 감염 사례로 톈진 만큼이나 긴장하고 있는 곳은 수도 베이징이다. 톈진은 베이징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30분, 차를 타고 가도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인접 도시다. 사실상 일일 생활권으로 두 도시간 하루 출퇴근 인원만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톈진의 집단 감염 사태가 베이징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다음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두 도시간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지난달 23일 이후 톈진의 확진자 발생 지역을 방문한 경우 자발적으로 핵산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실시하도록 했으며, 톈진지역 통근자들에게는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또 톈진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는 절반 이상이 열차표 판매를 중단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본토가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와의 싸움에 직면했다”면서 “이번 발병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고 유출 가능성도 높아 인접한 베이징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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