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방역패스 첫날…“못 들어가요? ” “인증 어떻게?”

방역패스 3,000㎡ 이상 마트, 백화점 적용

고령층은 “인증 어려워” 불만 토로

방역 당국 “이번 주 전자완치확인서 발급”

면적 3000㎡ 이상의 마트, 백화점 등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이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들머리에서 이용객들이 휴대전화로 접종 완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큐아르(QR) 코드를 찍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오늘 3차 접종 맞아야 해서 아직 백신패스가 없어요. 그래도 (마트) 이용 못 해요?”

“이번 주는 계도기간이라 상관없는데, 다음주부터는 (접종 완료 증명서) 꼭 가져오셔야 해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의 방역패스 적용 첫날인 10일 현장에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접종완료 유효기간을 일일이 확인하고 방역패스 앱 사용이 서툰 고령층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성북구의 한 대형마트 출입구는 직원 5명이 방역패스 확인을 위한 태블릿 피시(PC)를 점검하고, 안내문을 마트 안에 붙이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한손에 ‘방역패스 지침표’를 들고 출입구에 서서 고객들의 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하던 한 직원은 “이걸 일일이 다 확인하기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동료 직원에게 말했다. 마트에 들어서기에 앞서 방역패스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탓에 입구에서는 15여명의 손님들이 줄을 서서 큐아르(QR) 코드를 찍고 마트 안으로 입장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 적용 대상에 면적 3,000㎡ 이상의 쇼핑몰, 마트, 백화점, 농수산물유통센터, 서점 등 대규모 상점을 포함시켰다.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6일까지는 계도기간으로 운영되고, 17일부터는 개인에게 위반 횟수별로 10만원씩 과태료가 부과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을 찾은 김아무개(69)씨는 “백화점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할 필요가 있나 싶다. 건물 밖으로 잠시 나갈 때도 계속 인증해야 해서 불편하다.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도 그냥 타는데, 이제 와서 백화점까지 방역패스 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성북구의 대형마트를 찾은 송지희(34)씨는 “밀집도만 생각하면 ‘대형 마트나 백화점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할 필요 있나’ 고 할 순 있겠지만, 이런 조처라도 취해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방역 패스가 불편하고 개인 선택을 침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다수 시민을 위해 정부가 택한 합리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 유럽 등 다른 해외 국가에서도 (방역 패스를) 실시하고 있고,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이제는 좀 타이트하게 조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전자 증명서 사용이 서툰 고령층들은 ‘접종 완료’ 인증을 못 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이상천(69)씨는 이날 마트를 찾았다가 예방접종 인증 전자증명서(쿠브·COOV)를 업데이트 하고 인증하는 방법을 몰라 기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씨는 “(전자증명서) 이걸 못해서 그동안 접종 완료 증명서를 사진 찍어서 보여줬다. 근데 오늘 (마트) 오니까 안 된다고 해 황당했다. 보건소든 백신 놔주는 병원이든, 휴대폰으로 접종 완료 증명하는 방법 좀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완치된 이들도 이번주 내로 쿠브앱을 통해 전자완치확인서를 받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방역패스 정책이 시행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는 격리해제자들이 쿠브 앱에서 접종예외자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탓에 다중이용시설 출입에 어려움을 겪을 바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언론브리핑에서 “현재 보건소에서 확진된 후 격리해제 된 경우에만 쿠브앱을 통해 완치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며 “민간병원 등 보건소 외의 장소에서 확진을 받은 대상자분은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금주까지 완료된다. 이번 주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격리해제자가 발급받은 전자완치확인서도 방역패스와 같이 확진일로부터 180일까지 유효하고, 180일이 지난 경우 완치확인서가 발급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지영 고병찬 안태호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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