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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어딜 가든 다 불편하다”...방역패스 첫날 백화점·대형마트 입구부터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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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일부터 3000㎡ 이상 백화점·대형마트·상점 등에도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적용되자 매장 입구마다 QR코드를 인증하려는 긴줄이 생기는 등 곳곳이 혼잡했다. 직원들은 손님들을 안내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QR코드를 제대로 찍지 않고 입장하려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QR코드가 미소지자나 미접종자들은 매장 입구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손님들은 길게 줄을 서게 되자 “어딜 가든 다 불편하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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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울산의 한 대형마트 1층 정문 입구에서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방역패스 시행을 안내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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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울산시 남구 달동 소재 한 대형마트. 매장으로 통하는 입구에는 가이드라인과 함께 ‘QR 방역패스 전용입구’와 ‘QR 미소지 고객 전용입구’가 따로 설치됐다. 3~4명의 직원들이 줄을 선 손님들을 향해 “QR 코드를 미리 켜주세요. QR 코드가 없는 분은 음성확인서를 보여주세요. 2차 접종까지 안하신 분은 입장이 불가능합니다”라고 안내했다. 한 손님이 “16일까지 계도기간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부터 당장 매장에 못들어가는거냐”고 묻자 직원은 “계도기간이어서 위반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매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트 주차장에서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만삭의 임신부 A씨가 매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타고 온 승용차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A씨는 “혹시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까봐 겁이 나서 백신접종을 미뤘다”며 “오늘부터 매장 출입이 안된다고 해서 남편에게 구입물품 목록을 적어주고, 이런저런 생필품을 사 오라고 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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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남 창원의 A대형마트 입구에서 안내요원이 이용객들의 방역패스를 확인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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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도 출입이 통제되면서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발생했다. B씨(60대)는 “좀 있으면 생일이어서 아들이 겨울코트를 선물로 사준다길래 함께 차를 타고 울산 동구에 있는 대형 백화점으로 가던 중 오늘부터 방역패스 시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집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1차 접종을 했지만, 이후 몸이 아파 병원에 갔다가 간경변 판정을 받는 바람에 2차 접종을 포기했다.

B씨는 “옷은 이것저것 고른 뒤 몸에 맞는지 입어보고 사야 하는건데, 백화점에 아예 들어갈수 없으니 옷 사는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씁쓸해 했다.

QR코드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 연산동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QR코드를 제대로 찍지 않고 입장하려다 직원의 제지를 받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QR코드 인식이 잘 안되자 C씨는 “귀찮은 게 너무 많다. 식당, 마트, 백화점 할 것 없이 온천지가 다 불편하다”고 푸념했다. 70대 손님 D씨는 “QR코드가 없다. 수기작성은 안되냐”고 물었고 직원이 “접종증명서라도 보여달라”고 하자 발길을 돌렸다. 직원은 “죄송합니다”를 연신 반복했다.

경남 창원의 한 백화점은 1층 입구 4곳 중 2곳을 차단하고 방역패스를 확인했다. 안내 직원은 “안내 인력이 없다 보니 일부 출입구를 막아 놓았다”고 말했다. 이용객 E씨는 “정부가 (백화점에도)하라니 방역패스를 하기는 하는데, 불편하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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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남 창원의 한 백화점 입구에서 안내요원이 이용객들의 방역패스를 확인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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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쯤 창원의 한 백화점에서는 방역패스를 확인하려는 백화점 안내요원과 음식배달원간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배달서비스 직원은 “바쁜 점심시간 때 콜을 하나라도 더 받아야 한다. 잠시 들어갔다가 나오면 되는데 꼭 (방역패스)확인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백화점 안내요원은 “예외는 없다.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들은 대형 마트에서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만난 E씨는 “대형마트에서 다른 사람과 밀접 접촉이 불가피해 불안한 경우가 많다”며 “방역패스를 시행하니 그런 불안감이 좀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정·백승목·김정훈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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