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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칼럼]6G 위성통신, 대형국책사업으로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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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박성욱 카이스트 교수


지난해 말 한국산 요격 미사일 '천궁II'가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원 규모 수출 계약이 막바지 단계에 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나라 첨단 무기체계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다.

러시아 알마즈(ALMAZ)와 S-300P 대공요격미사일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공동개발로 시작, 천궁 미사일 체계를 국내 독자기술로 자립화해 천궁II가 탄생했다. 혜안을 가지고 방향성을 정한 담당자와 다양한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 정부의 개방 외교와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냉전시대에 구소련이 오랜기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트라이엄프(Triumph) M-SAM S-350E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전략적 군사기술이다. 알마즈의 S-300 대공요격미사일 시스템은 저손실 헥사 페라이트(hexa-ferrite) 계열의 위상변위기를 공간급전형태로 사용한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다. 미사일 구성품 회로를 전부 아날로그 회로로 만들었기에 부피가 상당히 큰 단점이 있었으나 4차 중동전쟁 때 이집트가 이스라엘 공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대공방어 시스템이다.

알마즈가 경영난에 빠진 상황에 러시아 정부도 업체 회생 차원에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에 대한 한국과의 기술협력을 인정했다. 한국은 발전된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집적회로(IC)와 서방세계에 통용되는 표준화 및 모듈화 시스템 기술을 적용해 지대공방어 시스템의 크기를 줄이고 신뢰성을 향상시켰다. 이 지대공방어 시스템의 위상배열기술은 6세대(6G) 위성통신에도 핵심 요소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발전 이면에는 대형국책사업 추진을 기반으로 얻은 우수한 인적자원과 축적된 제조기술 인프라 상승이 있다.

최순달 교수는 30여년 전 영국 서리대로 유학생을 파견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습득한 기술로 우리별 1호를 성공시켰다. 우리나라는 소형위성을 국산화해 지금은 인공위성을 수출하는 위치에 있지만 최 교수는 우리별 1호 제안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한국과 같이 작은 나라에서 과연 인공위성을 만들고 우주개발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들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천궁II 개발과 우리별 1호에 적용됐던 것과 같은 도전정신이 6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또 한 번 필요하다. 다가올 6G 이동통신 시대에는 저궤도 군집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 위성과 지상 통신망이 연결된 3차원 네트워크가 실현된다. 항공기, 에어택시와 자율주행자동차, 바다 위의 선박 등 지상과 항공 전역에 인터넷이 제공된다. 선두주자인 스페이스X가 서비스를 이미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원웹 등도 이를 위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고 경쟁력을 가졌다고 자랑하는 5G 지상 이동통신과 달리 6G 이동통신은 위성기술 강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6G 저궤도 위성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은 지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사용되는 다기능 레이더 기술과 유사하지만 관련 부품의 우주 검증 이력이 필요하다.

6G 시대 국가 기간망인 통신위성 기술의 버스 및 탑재체 일부 부품들은 전략물자 수출 통제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기술 도입이 불가하다. 이에 국내 독자적 기술로 설계 및 제작해 시험 위성으로 빠르게 우주검증 이력을 쌓아야 6G 위성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 위성통신 표준을 주도하고 위성 국산화를 위해 6G 통신 시험위성들은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우주 분야 특성상 일부 내용이 중복된다 해서 예산 책정 및 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연구 기술 축적이 어렵다. 대형 국책사업은 고급 일자리를 만들고 기술을 수출하기까지 한 세대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형 국책사업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정부 부처 책임 및 담당자는 많은 중압감을 견뎌내야 한다. 관련 기술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6G 시대를 맞이하며 특히 저궤도 위성사업은 대형 국책사업으로서 전략적인 정책 수립과 지원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박성욱 한국전자파학회장(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soparky@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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