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명보야 밥먹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천수(1981년생)가 주장 홍명보(1969년생)에게 했다는 유명한 말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특유의 위계질서와 선배 문화를 약화시키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당시 팀내 막내였던 이천수에게 이같은 말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서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을 연속으로 만나며 "명보야 밥먹자" 사건을 회고하고 있다. 해당 코너 이름도 '명보야 밥먹자'다. 이 건을 기억하는 당시 대표팀 선수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내 귀를 의심했다. 저 XX 또라이 아냐? 너는 미친 놈이야."(최진철, 2021년 12월1일)
/사진='리춘수 유튜브' 캡처 |
"명보야 밥먹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천수(1981년생)가 주장 홍명보(1969년생)에게 했다는 유명한 말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특유의 위계질서와 선배 문화를 약화시키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당시 팀내 막내였던 이천수에게 이같은 말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서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을 연속으로 만나며 "명보야 밥먹자" 사건을 회고하고 있다. 해당 코너 이름도 '명보야 밥먹자'다. 이 건을 기억하는 당시 대표팀 선수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내 귀를 의심했다. 저 XX 또라이 아냐? 너는 미친 놈이야."(최진철, 2021년 12월1일)
"너는 진짜 또라이다. 미친 거지. 그걸 시킨다고 할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송종국, 2021년 10월15일)
홍명보와 함께 수비라인을 구축했던 최진철(1971년생)은 "그걸 나한테 시켰다면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좀 머뭇거리는 게 있었을 것"이라며 "너(이천수)는 바로 나오더라. 나는 안 한다 진짜. 솔직히 하라고 하면 못 한다"고 말했다.
2002년 당시 막내 축에 속했던 송종국(1979년생)도 "명보 형, (황)선홍이 형 이런 형들 앞에서 사실 고개도 못 들던 때였는데, 거기서 반말을 한 것"이라며 "솔직히 지금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거다. 히딩크 감독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천수 외에) 그 누구를 시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라 설명했다.
지난 3일 '리춘수'에 출연한 현영민(1979년생)은 당시 이천수가 문제의 그 발언을 했을 때 같은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현영민은 "선배들이 질문하기 전에는 먼저 질문을 한 적이 없었다. TV에서만 보던 선배들이었고, 실제로 같이 밥 먹을 때도 굉장히 긴장을 했다. 쉽게 말을 걸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었다"며 웃었다.
이천수는 "나는 그때 많은 생각이 없었다"며 "내 입장에서는 감독이 제일 위니까. 감독이 경기 뛰게 하는데 잘 보여야 했다. 감독에게 잘 보여야 경기를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그런 일을 시킨 의도에 대해서는 "운동장에서 '명보 형', '선홍이 형' 이러니까 '그렇게 부를 시간에 골을 넣겠다' 이런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래도 "명보야 밥먹자"의 효과는 결과론적으로 꽤 괜찮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특유의 선배 문화를 약하게 하고, 팀워크를 강화시키는데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4강 신화를 달성한 '히딩크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로 '운동장 내 존댓말 금지'가 꼽히고 있기도 하다.
송종국은 "사실 잘한 거다. 감독이 시킨거니까"라며 "나도 (연습)하다가 보니까 '야이 XX야'가 나오더라. 그러다보니 (유)상철이 형이 '형들에게 새끼는 아니지 않냐' 이러더라. 한 번 하니까 계속되더라. 원조는 이천수였다"고 했다. 이천수는 "효과가 좋았다. 그때부터 운동장에서 (반말을 해도) 이해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천수의 목표는 홍명보, 그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각각 1대1로 밥을 먹으며 '명보야 밥먹자' 코너를 찍는 것이라고 한다. 현영민은 이천수에게 "홍명보 감독이 과연 너랑 밥을 먹을까. 너의 이 대단한 용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파주=뉴스1) 박정호 기자 = 홍명보. 2014.5.8/뉴스1 /사진=뉴스1 |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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