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정제마진 '튼튼'…정유사 연초부터 웃는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S-OIL 울산공장 전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오미크론 여파로 배럴당 3달러대까지 하락했던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올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월 첫째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전주보다 1달러 상승한 배럴당 77.9달러로 집계됐다. 뉴욕상업거래소의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8.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도 배럴당 6.4달러로 손익분기점을 웃돌았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으로 업계에서는 통상 약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인식한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0월 넷째주 배럴당 8달러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하던 오미크론 여파로 11월부터 하락세를 탔다. 오미크론으로 경제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가도 지난해 11월 배럴당 80달러대에서 12월 초 60달러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경 봉쇄 등 극단적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유가와 정제마진이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최근 카자흐스탄 등 주요 산유국에서 연료가격 인상 반대 시위가 확산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심화된 것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1월에 이어 2월에도 증산 규모를 확대하지 않고 기존 증산 계획을 유지하는 것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탠다. OPEC+는 지난해 말 1분기 원유 공급 초과 규모를 배럴 당 190만 배럴로 예상했지만 이달 140만 배럴로 하향 전망했다. OPEC+와 이란의 핵 협상이 늦어지는 것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단기간 내 85만 배럴의 원유 공급 증대가 예상된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 실적에 유리하다. 저렴하게 싼 원유 재고의 가치가 높아지면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 역시 석유제품이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량이 많은 중국은 올해 1차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전년 동기 대비 56%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올해 총 수출쿼터 20~40% 감축하는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제품의 재고량도 낮은 상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싱가폴 전체 석유제품 재고는 5110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3% 재고량이 줄었다. 등·경유제품의 경우 1520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4% 줄었다. 미국 휘발유 재고도 2주 연속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1690만 배럴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정유사들이 정제마진과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2162억원, SK이노베이션은 2조5786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역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석유제품이 줄고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재고량은 낮은 상황"이라며 "올해는 정제마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돼 배럴 당 1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