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 '삼프로'가 댕긴 불씨…'토론배틀' 조기 점화하나
[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두 양강 후보가 대선 토론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 맞는 이번 대선에서 토론회는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번 주 대선풍향계,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에 대해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가봤습니다.
방현덕 기자입니다.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선보인 대선후보 대담입니다.
후보 4명의 영상, 조회수 도합 1천만 회를 돌파했습니다. 우리 국민 5명 중 1명꼴로 봤단 얘기죠.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후보들의 정책관을 세밀하게 짚으며 비교한 덕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던 유권자들 사이에선 "나라를 구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유권자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조건으로 후보의 공약과 자질을 견줘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번 대선 양강 후보, 우여곡절 끝에 토론 테이블에 더 자주 앉기로 하며, 토론전이 조기 개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대선 때까지 정기적 방송토론을 열자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압박해왔죠.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주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캠프의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의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방송사들의 토론 제안, 벌써 각 캠프에 쇄도하는 상황입니다.
토론 조건을 놓고 '밀당'은 이어지겠지만, 첫 토론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 15일 사전투표 전날인 3월 3일 사이 최소 3번을 하도록 규정하는데,
토론장에 초청되기 위한 요건, 적잖이 까다롭습니다.
5석 이상 정당 후보이거나 직전 전국단위 선거에서 3% 이상 획득한 정당의 후보.
그게 아니면 선거기간 한 달 동안 주요 언론사가 시행하는 여론조사에서 평균 5% 이상을 확보한 후보만 법정 토론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가령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도 평균 5%를 넘으면 방송토론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언론사가 주최하는 토론회 참석자는 협의하기 따라 정해집니다.
다자대결이 될 수도, 양자 대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선 법정 토론 3차례 외에도 언론사 주최 토론 3번, 총 6번이 치러졌습니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여러 이유로 토론을 피하며 법정 토론 3번이 전부였습니다.
우리 국민은 더 많은 토론을 원합니다.
법정 토론이면 된다는 국민은 3명 중 1명에 불과하고 토론회가 많을수록 좋다는 국민이 3명 중 2명에 달합니다.
선거기간까지 기다릴 것 없이,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국민이 더 많습니다.
토론은 유권자들이 중요한 정책 쟁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자리입니다.
후보 간 상호 검증도 이뤄지고, 국민 앞에서 후보 자신의 공약에 책임지도록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방송토론을 한 번이라도 시청한 적이 있는 국민은 96.8%에 달합니다.
토론이 후보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민심이 출렁거린 사례, 적잖습니다.
방송토론이 처음 도입됐던 15대 대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73세의 고령에 '투사'라는 강한 이미지를 중화하며 수혜자가 됐습니다.
16대 대선 때는 제3의 후보였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란 유행어를 만들며 한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맛봤고, 18대 대선에 출마한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는 다른 후보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정희 /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2012년 12월 4일)>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입니다…그리고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낼 것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MB아바타' 발언도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준 악수로 꼽힙니다.
이번 대선 토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4명의 후보입니다.
이중 이재명-윤석열 양강 후보는 치열한 다자구도 경선 토론을 거쳤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지' 발언이나 '청약 통장' 발언 등 불안한 모습도 노출한 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두 후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연말부터 TV토론 준비에 착수했고, 최근 인력도 보강했습니다.
오랜 행정 경험을 강조하며 상대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각한단 전략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최근 KBS 출신 황상무 앵커를 영입해 토론 대비에 들어갔습니다.
최대 경쟁자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찌를 송곳 질문도 준비 중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 방송토론을 치러본 노련함이 무기입니다.
양강 후보의 '비호감'을 부각하며 대안 후보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며 빠른 토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지방선거 토론회를 고의로 회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부산의 한 구청장에게 직위상실형을 내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판단할 기회를 고의로 피한 공직자는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단 선언입니다.
주요 후보들, 더 많은 토론을 국민에게 공언했지만, 물밑에선 유불리를 따지느라 차일피일 약속 이행을 미룰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삼프로TV의 선풍적 인기에서 보듯 유권자의 후보 검증은 이미 시작했다는 점,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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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두 양강 후보가 대선 토론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 맞는 이번 대선에서 토론회는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번 주 대선풍향계,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에 대해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가봤습니다.
방현덕 기자입니다.
[기자]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선보인 대선후보 대담입니다.
후보 4명의 영상, 조회수 도합 1천만 회를 돌파했습니다. 우리 국민 5명 중 1명꼴로 봤단 얘기죠.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후보들의 정책관을 세밀하게 짚으며 비교한 덕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던 유권자들 사이에선 "나라를 구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대담보다 더 직접적인 후보 검증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방송토론입니다.
유권자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조건으로 후보의 공약과 자질을 견줘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번 대선 양강 후보, 우여곡절 끝에 토론 테이블에 더 자주 앉기로 하며, 토론전이 조기 개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대선 때까지 정기적 방송토론을 열자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압박해왔죠.
'대장동 특검'을 선결 조건으로 걸고, 심지어 '토론 무용론'을 외치던 윤석열 후보, 선대위 쇄신과 함께 전향적 태도로 선회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주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캠프의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의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방송사들의 토론 제안, 벌써 각 캠프에 쇄도하는 상황입니다.
토론 조건을 놓고 '밀당'은 이어지겠지만, 첫 토론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법정 토론'은 공직선거법상 규정된 방송토론을 뜻합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 15일 사전투표 전날인 3월 3일 사이 최소 3번을 하도록 규정하는데,
토론장에 초청되기 위한 요건, 적잖이 까다롭습니다.
5석 이상 정당 후보이거나 직전 전국단위 선거에서 3% 이상 획득한 정당의 후보.
그게 아니면 선거기간 한 달 동안 주요 언론사가 시행하는 여론조사에서 평균 5% 이상을 확보한 후보만 법정 토론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가령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도 평균 5%를 넘으면 방송토론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언론사가 주최하는 토론회 참석자는 협의하기 따라 정해집니다.
다자대결이 될 수도, 양자 대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선 법정 토론 3차례 외에도 언론사 주최 토론 3번, 총 6번이 치러졌습니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여러 이유로 토론을 피하며 법정 토론 3번이 전부였습니다.
우리 국민은 더 많은 토론을 원합니다.
법정 토론이면 된다는 국민은 3명 중 1명에 불과하고 토론회가 많을수록 좋다는 국민이 3명 중 2명에 달합니다.
선거기간까지 기다릴 것 없이,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국민이 더 많습니다.
토론은 유권자들이 중요한 정책 쟁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자리입니다.
후보 간 상호 검증도 이뤄지고, 국민 앞에서 후보 자신의 공약에 책임지도록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방송토론을 한 번이라도 시청한 적이 있는 국민은 96.8%에 달합니다.
토론이 후보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민심이 출렁거린 사례, 적잖습니다.
방송토론이 처음 도입됐던 15대 대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73세의 고령에 '투사'라는 강한 이미지를 중화하며 수혜자가 됐습니다.
16대 대선 때는 제3의 후보였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란 유행어를 만들며 한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맛봤고, 18대 대선에 출마한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는 다른 후보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정희 /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2012년 12월 4일)>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입니다…그리고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낼 것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MB아바타' 발언도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준 악수로 꼽힙니다.
이번 대선 토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4명의 후보입니다.
이중 이재명-윤석열 양강 후보는 치열한 다자구도 경선 토론을 거쳤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지' 발언이나 '청약 통장' 발언 등 불안한 모습도 노출한 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두 후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연말부터 TV토론 준비에 착수했고, 최근 인력도 보강했습니다.
오랜 행정 경험을 강조하며 상대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각한단 전략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최근 KBS 출신 황상무 앵커를 영입해 토론 대비에 들어갔습니다.
최대 경쟁자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찌를 송곳 질문도 준비 중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 방송토론을 치러본 노련함이 무기입니다.
양강 후보의 '비호감'을 부각하며 대안 후보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며 빠른 토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지방선거 토론회를 고의로 회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부산의 한 구청장에게 직위상실형을 내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판단할 기회를 고의로 피한 공직자는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단 선언입니다.
주요 후보들, 더 많은 토론을 국민에게 공언했지만, 물밑에선 유불리를 따지느라 차일피일 약속 이행을 미룰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삼프로TV의 선풍적 인기에서 보듯 유권자의 후보 검증은 이미 시작했다는 점,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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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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