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마트서 멸치·약콩 사는 사진…정용진 연관성엔 "집과 가까워서"
연일 '멸공' 외치는 정용진…조국 "윤석열 수준" 비판하자 "리스펙"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이마트 이수점에서 '여수멸치'와 '약콩'을 사고 있다.(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제공) 2022.1.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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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도입을 앞두고 8일 정치권과 유통업계에 때아닌 '멸공'(滅共) 논란이 불거졌다. 연일 '멸공'을 외쳐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SNS 신경전'을 벌였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는 사진을 공개하며 기름을 부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소유한 대형마트다. 윤 후보는 "집에서 가까워서 (이마트를) 간 것"이라고 정 부회장과의 연관성을 일축했지만, 두 사람이 정부의 지나친 방역조치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공감한 것 아니냐는 눈길이 식지 않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보기에 진심인 편"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윤 후보가 직접 카트를 밀며 식재료를 담거나 통조림 세 통을 들고 가격과 성분표를 비교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문제는 장소와 사진이다. 윤 후보는 이날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봤다. 인스타그램 등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윤 후보가 '여수 멸치'와 '약콩'을 든 사진이 올라왔다. 세간에서는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샀다는 점에 착안해 이른바 '멸공'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멸공' 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연달아 올려 화제가 됐던 터다. 작년에는 '미안하다, 고맙다'는 글귀를 썼다가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암호 같은 메시지'로 정부의 방역패스에 대한 거부감을 교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중 최대 대목인 설을 앞두고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의 대형마트 출입을 금지하면서 유통업계의 반발과 우려가 커졌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전날(7일)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 'AI(인공지능) 윤석열'의 답변도 그럴듯하다. '이마트에서 쇼핑 잘했나'라는 물음에 'AI 윤석열'(위키윤)은 "윤석열은 이마○, 위키윤은 쓱(SSG)○에서 주로 장을 본다"며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 가족과 함께 하는 좋은 주말 보내세요"라고 답했다. '쓱'은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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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정 부회장의 이런 모습이 불쾌한 기류다. 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정 부회장이 최근 여러 차례 '멸공' 메시지를 SNS에 명시한 것을 두고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라는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며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 부회장도 참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SNS에 곧바로 조 전 장관의 글을 캡처해 올리면서 '리스펙'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리스펙은 '존경'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리스펙트'(respect)를 뜻하는 것으로, 주로 힙합 뮤지션들이 상대방의 랩을 존경하는 의미를 담아 언급하는 것이지만 정 부회장은 이를 비틀어 표현한 것으로 읽혔다.
윤 후보는 이날 정 부회장과의 연관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정부가 다음 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 "주먹구구식 정치방역"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날 이마트 이수점을 찾은 이유에 대해 "오랜만에 오전 일정이 없었고, 저희 집 강아지 간식도 떨어지고 제 라면도 사고하느라 그랬다"며 "집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다녀왔다"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한편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1에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여수멸치와 약콩을 사는 사진을 SNS 등을 통해 공개한 의미와 관련 "후보의 뜻을 섣불리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하면서도 "어느 특정인을 거론하기보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이런 나라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멸공' 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가 폭력·선동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게시물이 삭제됐었다. 이후 인스타그램은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하며 삭제된 게시물을 하루 만에 복구 조치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방역패스가 작동돼 식당을 못 가면 마트에서라도 뭘 사서 해먹어야 하는데, 그곳까지 방역패스로 제한을 두면 어디서 식료품을 구입하겠나"라며 "그런 비판도 좀 섞여있는 (일정인) 것"이라고 귀띔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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