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미접종자 중증 많아… 방역패스 효과”
전문가 “효과성, 과학적 근거 제시해야”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인 지난 7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QR코드 체크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도입된다. 그러나 법원이 정부의 방역패스 적용에 제동을 걸면서 향후 방역적 ‘효과성’을 입증해야 방역패스 효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예정대로 10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대규모 점포란 시설면적이 3000㎡를 넘는 쇼핑몰, 대형마트, 백화점 등으로 현재 전자출입명부를 기록해야 하는 시설이 해당한다. QR코드를 찍지 않아도 되는 소규모 점포, 슈퍼마켓, 편의점 등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대규모 점포 2003곳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되 16일까지 일주일간 계도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법원은 지난 4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적용되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방역패스 효력 자체를 두고 법정공방도 본격화됐다. 방역 당국은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7종에 방역패스를 적용 중이다.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등 방역당국 관계자를 상대로 낸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31일 17종 시설 모두에 방역패스 적용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방역 당국이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아도 대유행이 번지면 의료체계는 붕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방역패스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뭔가”라고 질의했다. 또 “(방역패스) 공익이 ‘미접종자의 보호’라면 당사자가 (백신 접종) 부작용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위험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도 물었다.
유튜버 양대림 군(왼쪽)과 채명성 변호사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방역패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방역 당국은 방역패스가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고 답했다. 국내 인구 중 미접종자는 성인의 6%밖에 안 되지만 중환자의 53%를 차지해 미접종자 감염을 감소시켜야 의료체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 다른 국가도 도입했고 우리나라도 분명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결정은 이르면 다음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방역패스 효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만큼 ‘효과성’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도입이 코로나19 전파 차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추정치라도 분석해 (방역 당국은) 이를 근거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