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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상속 종부세’ 부담 덜어 “합리적”…“정책 후퇴 신호” 우려도 [세법 시행령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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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억 이상 집 가진 1주택자
6억 주택 상속 땐 984만원 ↓
올해 고지분부터 적용 예정
‘억울한 다주택’ 해소 긍정적



경향신문

김태주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왼쪽에서 네번째) 등 기재부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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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이 되는 주택 수를 산정할 때 상속주택을 제외하기로 한 것은 급격하게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부모가 갑작스럽게 사망해 물려받은 주택 때문에 다주택자로 중과되는 과세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긍정 평가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등과 맞물려 자칫 시장에 ‘부동산 정책 기조 후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종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종부세율을 적용할 때 수도권·특별자치시·광역시 소재 주택일 경우 상속개시일(사망일)로부터 2년간(이외 지방 지역은 3년간)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태주 기재부 세제실장은 “상속주택의 상속세 신고가 상속개시일 등으로부터 6개월이 소요되고 주택 처분에 시간이 걸리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도 상속주택은 일정 기간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주택 구매 수요가 낮은 비수도권 지역은 주택 처분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예기간이 1년 추가됐다. 다주택자 중과를 피하려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는 해당 기간에 주택을 처분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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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주택을 상속받더라도 유예기간 동안에는 다주택자 중과세율이 아닌 1주택자 과세기준과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현행 종부세법에서는 1가구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과세기준과 세율이 다르다.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기준은 공시가격 11억원(시가 16억원 안팎)이지만 다주택자는 6억원이다. 세율도 차이가 크다. 1주택자 종부세율은 0.6~3.0%인 데 비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 등 다주택자 종부세율은 1.2~6.0%에 달한다.

종부세 부담이 급증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조정대상지역에 공시가격 10억원짜리 주택을 소유한 1가구 1주택자가 지난해 3월 조정대상지역의 공시가격 6억원짜리 주택을 단독으로 상속받은 경우, 기존대로라면 2주택자가 되면서 종부세 1833만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향후 2~3년 동안은 1주택으로 구분돼 984만원이 줄면서 849만원의 종부세만 내면 된다. 다만 과세표준에는 합산된다. 공시가 10억원짜리 주택을 가진 1주택자가 10억원짜리 주택을 상속받았다면, 1주택이면서 공시가격 20억원에 해당하는 종부세를 내야 한다. 시행은 내달 9일부터 15일 사이에 시행령이 공포되면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종부세 합산배제 대상 주택에 어린이집용 주택과 시·도 등록문화재, 주택건설사업자의 멸실 예정 주택을 추가했다. 종부세 합산배제는 인별로 보유한 주택을 합산할 때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것으로,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는 주택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사회적기업·사회적협동조합, 종중 주택 등에는 종부세 일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일시적으로 다주택자가 돼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되는 불합리한 체계를 바꾼 것은 긍정 평가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당의) 양도세 중과 완화 추진 등과 맞물려 시장에 자산 투기나 자산 불로소득에 대한 정부의 과세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반기웅·이창준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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