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방역패스 집행정지…보건복지부는 항고
방역당국, 면역저하자 대상 4차 접종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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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 중인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 4차 백신 접종에 나서면서 우리 정부도 4차 접종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거둬지지 않은 데다, 방역패스 갈등까지 불거진 만큼 공감대 형성이 선결 과제란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2일 4차 접종 대상을 60대 이상 고령자 전체와 의료진으로 확대했다. 지난달 21일 면역 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권고한 지 2주 만의 조치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4차 접종을 시작한 셰바 메디컬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백신 4차 접종을 통해 항체 수가 5배 증가하는 것으로 예비 연구 결과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4차 접종을 할지 말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외국 사례를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다만 면역저하자의 경우 2, 3차까지 접종을 해도 면역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추가 접종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역저하자는 급성·만성 백혈병,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증,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암 등을 앓거나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다.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잘 형성되지 않아 지난해 11월부터 3차 접종을 우선 시행했고 기본 접종 이후 접종 간격도 예외적으로 2개월로 단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 유효기간 제도가 시행된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 방역패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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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장과 달리 국민들의 4차 접종에 대해 반발은 적지 않다. 이스라엘 등 몇몇 국가만 나섰을 뿐 부작용 등 검증 과정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잦은 돌파감염에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아진 반면 염병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한 대학병원 소속 교수가 부작용을 우려해 1차 접종만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여기에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까지 겹치며 4차 접종이 국민의 공감을 얻을지도 미지수다. 서울행정법원은 4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제기한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행정명령 집행정지 사건에서 일부 인용 판결했다. 이에 따라 본안 판결 전까지 3종 시설의 방역패스 효력이 정지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며 즉시 항고에 나섰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판결과 관계 없이 청소년 백신 접종을 독려하겠다”며 사실상 불복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은 인구 구성이나 인종을 비롯해 백신 접종 간격 등이 다르다”면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접종 후 예방 효과 등에 대한 국내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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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와 부작용 논란은 3차 접종에도 불똥이 튀즌 분위기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끝나는 2차 접종 후 3~6개월 사이에 있는 3차 접종 대상자가 방역 패스 논란이 마무리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3차 접종 속도가 더져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3차 누적 접종자는 1967만3906명로 국내 전체 인구 대비 38.3%에 그쳤다. 1차(86.3%)와 2차(83.3%)에 비해 크게 낮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최근 들어 접종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7일만 해도 하루 119만 명이 접종한데 비해 3일에는 48만8847명, 4일에는 36만5070명, 5일에는 32만870명으로 점차 줄었다. 3~5일 사이 3차 접종자 누계는 117만4787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 192만1310명에 비해 38.9%나 감소했다.
김 교수는 “3차 접종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데다 방역패스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정부가 4차 접종을 검토하겠다며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원칙을 세우고 설득과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남주현 기자 (joo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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