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카페 집행정지 사건 7일 심문 예정
자기결정권 중요하게 취급 땐 제동 가능성
"전체 국민 대상 업종은 달리 봐야" 의견도
4일 오전 대구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생 상대 강제 백신 반대집회에 참가한 학생·학부모 인권보호연대 관계자가 아이들 백신 강요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전 국민 백신패스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대구=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법원이 4일 학원·스터디카페·독서실에 적용된 '방역패스' 효력을 잠시 정지하라고 결정하면서 여타 방역패스 관련 재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익만큼이나 백신 같은 질병 예방조치를 받을지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도 중요하다'는 이번 효력 정지 결정의 논리를 다른 재판부 역시 원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법원이 '방역패스' 처분 자체를 위법하다고 본 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백신 효과성에 대한 시각차 등을 따져볼 때 재판부 모두가 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한원교)는 7일 조두형 영남대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집행정지 신청 대상에는 전날 같은 법원 행정8부가 방역패스의 효력을 본안 1심 선고 때까지 정지하라고 결정한 학원·스터디카페·독서실 외에도, △식당 △카페 △영화관 △유흥시설 등 현재 백신패스가 적용된 장소가 망라돼 있다. 집단소송을 낸 조두형 영남대 교수는 "재판부가 명확하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직접 PPT를 통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기결정권 가치, 이후 소송서도 중대하게 다뤄질 것"
학생·학부모 인권보호연대 회원들이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서 소아청소년 백신패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날 행정8부가 내린 결정은 학원 등 교육시설에 국한된 내용이지만, 집행정지 결정의 주요 근거 중에선 백신패스가 적용된 장소 전반에 적용할 법한 대목도 있다. 예컨대 "감염 예방을 위해 (백신이) 적극 권유될 수 있다고 보이긴 하지만 백신 미접종자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결코 경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부분 등이다.
특히나 재판부는 '방역패스로 얻게 되는 공익만큼이나 국민 개개인의 자기결정권 침해도 헤아려야 한다'는 판단의 근거로 헌법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내세우기까지 했다. '학원 등을 이용하려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식의 대책보다는 "자발적 백신 접종 유도가 방역당국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최소 침해적' 조치"라는 게 재판부의 생각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해석과 판단이 이후 잇따를 소송에서도 유효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국민 기본권에 대한 측면에서는 획일적인 정부 정책이 재고돼야 한다는 판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사정이 있는 예외적 사례(연령이나 건강상태, 부작용 우려 등)를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는 지속적으로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효과성 등에 대한 해석 달라 판단 다를 수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한 방역패스가 시행 중인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식당에 백신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면 행정8부의 결정이 교육과 관련된 사안이라 보다 엄격하게 판단했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청소년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낮다'는 게 이번 결정의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식당 등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과 관련해서는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백신 효과성'에 대한 시각도 재판부마다 다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미접종자 집단이 접종자 집단에 비해 감염될 확률이 2.3배 크다는 정도여서 그 차이가 현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재판부의 지적에 방역당국은 "당국 및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백신) 효과 차이가 크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백신 효과성에 대한 수치와 전문가들 의견이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재판의)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