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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별의 순간’ 마감한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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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 후보, 그 정도 상황 판단력이면 나와 같이 못 가
비전 안 보이니 지금껏 헤매는 것…이런 대선 처음”

경향신문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왼쪽 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 왼쪽)가 이날 선대위 개편 구상을 밝힌 후 첫 공개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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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 결별했다. 선대위 합류 33일 만의 퇴장이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 대해 “그 정도의 정치적 상황 판단 능력이면 나와 더 이상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했다. 재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안 일어난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와) 뜻이 맞지 않으면 헤어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며 윤 후보 기자회견 전에 사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선대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자고 했는데, 무슨 상왕이니 쿠데타니 한다”며 “그 정도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를 단출하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자고 했는데, 항공모함을 만들어놔서 기동력이 없다”며 “기동 헬기라도 띄우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가 정치와 선거를 처음 해본 사람이니 사람만 많이 모이면 좋은 줄 알고 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그게 잘 안 움직여 이런 현상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같은 대선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 되는 사람이 국정을 완전히 쇄신해 세계 속에 다음 세대가 중심으로 들어갈 디딤돌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문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앞으로도 똑같다”며 “지금도 직책 없는 사람이 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한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지금까지 이렇게 헤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 전망과 관련해선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윤 후보가)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별의 순간이 왔으면 제대로 잡아야 하는데, 잡는 과정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킹메이커’로 불려왔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에 합류했고,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4·7 재·보궐 선거 승리를 지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윤 후보가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자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국민의힘 입당, 경선 과정에서 조언하며 협력관계를 맺었다. 선대위 합류를 두고 우여곡절을 겪던 김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이른바 ‘울산 회동’ 직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았다.

윤 후보의 강성 발언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불협화음이 표면화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윤 후보와 사전 상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그는 “윤 후보에게 선대위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최종 결정은 ‘홀로서기’였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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