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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벼랑 끝 승부수’ 던진 윤석열, 반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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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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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과 함께 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을 선언했다. 대선을 60여일 남기고 벼랑 끝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후보 중심 선거운동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삼겠다는 구상이다. 지지율 하락의 근본 이유가 윤 후보의 실언과 준비 부족이라는 시각도 많아 단기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이다.

윤 후보는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 우려도 잘 안다”면서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 국회의원 자리 나누기가 아닌 실무형 선대본부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제 가족과 관련된 문제로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드시는 회초리와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0 세대에 실망 준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을 약속드린다”며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아무 문구 없는 백지 걸개 앞에서 30여분간 진행된 회견 내내 ‘반성 모드’를 보이며 자세를 낮췄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과의 결별에 대해 “선대위 조직이 너무 커서 의사결정구조도 단순화하고 실무형으로 바꾸는게 맞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하며 “그동안 많은 조언과 총괄위원장 역할을 해주신 김 위원장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연기만 해달라’ 발언에 대해서도 “캠프 조언을 수용해서 따라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지, 후보를 비하하는 입장에서 한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뜻이 안맞으면 헤어질 수밖에 없다”며 “상왕이니 쿠데타니…. 그정도 정치적 상황 판단 능력이면 나와 더이상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윤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신임 총괄선대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날 선대위 해산 선언은 결국 후보 중심의 ‘홀로서기’에 방점이 찍힌다. ‘상왕’ 김종인도, ‘윤핵관’으로 불리는 측근 인사들도 곁에 두지 않고 후보 본인의 힘으로 지금의 난맥상을 뚫고 나가겠다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후보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상왕’ 이미지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에 홀로 맞선 ‘윤석열다움’을 보여야 하는데 김 위원장 체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윤 후보의 ‘홀로서기’가 지지율 하락세를 뒤집고 장기화한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반전의 한 수가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촌극에 가깝다는 평가까지 나온 김 위원장과의 결별 과정에서 윤 후보 리더십은 작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후보 본인의 각종 실언으로 인한 논란이 이어지고,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비판이 계속돼 왔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 부재를 메울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대위 해산으로 ‘윤핵관’ 논란이 일단락될 것인지도 지켜볼 문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가 측근들을 정리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게 물러난 거냐. 지금도 직책없는 사람들이 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쇄신에도 불구하고 불협화음이 계속된다면 오히려 지지층 이탈만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소수정예로 가겠다는 쇄신 방향 자체는 맞다고 본다”면서도 “이후 인적구성이 제대로 될 것인지, 이른바 ‘윤핵관’들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내놓은 대선 최대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과의 단일화 등을 포함한 야권 전체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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