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은 물론 당내 전반에 '비토' 분위기 강해…공간 줄어들 가능성
李 "제가 주장한 작은 선대위와 맞닿아 상당한 기대"…김재원 "무리하게 내쫓을 순 없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2.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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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마저 배제하는 선대위 해산 방안을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이준석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대위를 이탈한 채 윤 후보 측과 선대위 운영을 비판해 왔던 이 대표를 두고 이번 선대위 쇄신 과정에서 윤 후보측은 물론 당내 전반적으로 '비토'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이어서 한 동안 선대본부와 이 대표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가 이날 발표한 선대위 해체 및 선거대책본부 중심의 재편안에는 이 대표의 역할이 포함돼 있지 않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대선을 위해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선거라는 게 선대본부에 직책이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본부 참여 여부에 대해 "대표로서 할 일이 많다. 당과 선대본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느냐의 문제이지 제가 어떤 직위를 갖고 참여하느냐가 문제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선대본부에 합류하지 않고 대표로서 대선에서 역할을 한다는 데에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 배제에는 크게 우려하면서 '매머드 선대위'를 해산하고 슬림 선대본부를 꾸리는 개편 방향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 선대위의 개편 방향은 큰틀에서 보면 제가 주장한 것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저는 전당대회 때도 3명으로 치러서 큰 선대위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윤 후보보다는 윤 후보 측근들을 중심으로 당내에 이 후보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넓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독자적인 활동 공간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은 전날(4일) 비공개 모임에서 이 대표에게 사퇴 요구를 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재선 의원들은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고,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이 대표와 3선 이상 의원들의 연석회의는 연기됐지만, 언제든 개최 요구가 나올 수 있어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이 대표의 사퇴 요구도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최고위원들의 자진 사퇴로 '이준석 지도체제'를 무력화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는 등 격앙된 반응도 일고 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까지 떠나가며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이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당이 다시 내홍을 벌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불편한 동거라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대선 전에 그런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해 국민의 지탄을 받을 가능성도 있으니 무리한 수단으로 어떻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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