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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36%“여성이 차별받는다” vs 35% “남녀차별 없어”

헤럴드경제 강승연;김영철;김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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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36%“여성이 차별받는다” vs 35% “남녀차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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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KSOI 만 18~39세 성평등인식 설문

‘남성 역차별’ 의견도 24.2%…男 38.2% 동의

강원·제주·PK 역차별 인식 뚜렷…서울은 ‘여성 차별’

자영업·블루칼라·저소득일수록 남성 역차별 동의

보수성향·국민의힘 지지자도 역차별에 무게

“20대 젊은 남성, 또래 여성에 박탈감”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9일 만 18~29세 청년 1018명의 성평등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차별 받는다는 응답과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각각 36.1%, 35.3%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9일 만 18~29세 청년 1018명의 성평등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차별 받는다는 응답과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각각 36.1%, 35.3%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강승연·김영철·김희량 기자] 최근 젠더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성차별에 대해서도 남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원·제주와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등 보수 성향 지역이나 자영업, 블루칼라, 저소득층에서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 시장에서 여성과의 경쟁에서 밀린 ‘이대남(20대 남성)’의 박탈감이 이 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9일 만 18~39세 청년 1018명에게 우리 사회 성평등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의견이 36.1%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답변은 35.3%로, 그 차이가 불과 0.8%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의견은 24.2%로 적지 않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모름/무응답’은 4.5%였다.

특히 성별에 따라 성평등에 대한 인식 차이가 극명했다. 여성은 절반 이상(56.9%)이 ‘여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고 한 반면, 남성은 17.0%만 이에 동의했다. 남성은 38.2%가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고 봤다.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데는 남성의 40.3%, 여성의 29.8%가 동의했다.

연령대로 보면,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인식은 만 35~39세(44.2%)에서 가장 뚜렷했고, 나머지 세대에서는 성차별이 거의 없다거나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있다는 인식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응답률은 만 30~34세(39.7%), 만 18~24세(38.0%), 만 25~29세(32.7%), 만 35~39세(30.8%) 순이었다.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데는 만 25~29세(25.2%), 만 35~39세(24.5%), 만 30~34세(23.5%), 만 18~24세(23.4%) 순으로 동의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남혐’, ‘여혐’ 등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다. 남성의 역차별 인식은 집단적인 박탈감에서 비롯된다”며 “과거 남성은 여성에 비해 누리고 살았지만, 젊은 청년들은 취업 시장이나 교육 과정에서 또래 여성들에 비해 찬밥 신세라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생애 전반으로 보면 일자리 경쟁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에 있지만, 군대 때문에 20대 남성만 20대 여성보다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20대 남성이 동년배 여성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피해 의식을 갖지만, 평생 임금 등으로 보상받는 만큼 구조적인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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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에서는 서울이 ‘여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응답률이 42.2%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응답은 18.7%로 광주·전라(18.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제주(33.6%)와 부산·울산·경남(30.1%), 대구·경북(28.3%)은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부산·울산·경남은 ‘여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응답률이 전체 지역 중 가장 낮은 30.9%였다.

개인 특성을 보면 여성 차별은 가정주부(57.4%)와 무직·기타·무응답(45.2%), 화이트칼라(40.0%)에서, 남성 역차별은 자영업(39.1%), 블루칼라(31.9%)에서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블루칼라(46.7%)와 학생(40.5%)은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응답도 많았다.

남성 역차별에 대한 인식은 소득과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는 의견에 월 200만원 미만 가구(36.1%)와 월 2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28.7%)이 가장 높은 동의율을 기록했다. 반면 월 800만원 이상 가구의 응답률은 18.6%에 그쳤다.


정치 성향도 성차별 인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드러냈다. 보수는 ‘남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33.9%)와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33.9%)는 응답이 여성 차별(28.1%)보다 높았다. 반대로 진보는 50.8%가 ‘여성이 더 많이 차별 받는다’고 봤고, 남성 차별에는 15.7%만 인정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여성 차별 인식은 정의당(72.2%), 더불어민주당(47.3%)이 높았고, 남성 역차별 인식은 국민의힘(37.3%)과 국민의당(33.9%)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열린민주당(55.5%)과 국민의당(45.8%) 지지자는 남녀 차별이 없다고 보는 응답자도 많았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부정적으로 볼수록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심하다고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평가한 응답자의 28.5%가 남성 역차별에 동의한 반면, 공정하다고 본 피조사자 중에서는 15.6%만 남성 역차별이 있다고 봤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제로 차별 받는 것과 관계없이 차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과거보다 차별이 많아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차별에 대해 사람들이 민감해진 상태”라며 “공정에 대한 논의는 좋지만, 미래지향적으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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