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두달 앞두고 선대위 해체 선언한 윤석열…전면 개편 착수
예고된 3金 갈등, 김한길發 정계개편설 견제한 김종인
내년 3월 대선 직후 6월 지선 앞두고 당권‧공천권 신경전
예고된 3金 갈등, 김한길發 정계개편설 견제한 김종인
내년 3월 대선 직후 6월 지선 앞두고 당권‧공천권 신경전
당사 나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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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 나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등 이른바 '3김'의 불안한 동거 속에서 알력 다툼으로 인한 잠재된 갈등이 터졌다는 지적이다.
'김종인‧김병준‧김한길' 불안한 동거, 갈등 폭발…정계개편설 영향
선대위 개편 문제를 두고 장고 끝에 윤 후보는 4일 저녁 선대위를 전면 해체 후 원점에서 재구성하기로 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후보가 선대위를 해체하고 혈혈단신으로 홀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4일 선대위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격 추진했던 선대위 해체 및 쇄신안과 비슷한 방식이다.윤 후보는 이날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극소수 측근들과 연이어 회의를 거듭하며 선대위 개편안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종인 위원장의 전격적으로 선대위 쇄신을 선언하며 논의에 불이 붙었지만,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며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종인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을 지지율 급락에 따른 충격 요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당 안팎에선 김병준‧김한길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초 선대위 출범 당시에도 김종인‧김병준‧김한길 등 이른바 3김 체제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전권'을 강조하며 강한 그립을 요구한 김종인 위원장은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아울러 후보 직속 조직인 새시대준비위를 이끌기로 한 김한길 위원장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선대위의 영향력 바깥에서 후보와 직접 소통하면서 절차 문제 없이 '김종인 패싱'을 승인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윤 후보가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새시대준비위 중심으로 정계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달 29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대선이 끝나도 정계 개편은 있을 수도 없고 그런 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개 견제에 나섰다. 새시대준비위 측은 호남과 중도 확장을 위해 구성된 조직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새시대준비위를 정계 개편용 수단으로 보는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정계 개편설은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과 연계되면서 이 대표까지 거론됐다. 당 대표 임기 2년이 보장된 이 대표는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 대표로서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 입장에선 현재 당이 유지되면 대선에 승리하더라도 지선 공천 과정을 이 대표와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표의 공천 영향력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선 신당 창당 또는 합당 등을 통해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게 정계개편설의 주요 골자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현역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영입의 지렛대 역할을 위해 전직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한길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선대위 전면 개편, 윤석열 선택 주목…내부 투쟁 종식 급선무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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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원 기자
당내에선 선대위 내 중책을 맡은 3김과 이 대표 등의 내부 권력 투쟁이 발생하면서 선대위 해체라는 극약 처방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 측에선 김종인 위원장과 이 대표가 사실상 '한 팀'으로 활동하며 대선 승리보다 내부 헤게모니 장악에 집중했다고 의심하는 기류가 흐른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오히려 김병준‧김한길 등이 미숙한 전략으로 선대위를 운영해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를 야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새시대준비위 소속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20대 남성 표심이니 뭐니 하지만 실상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을 핑계로 김종인 위원장이 김한길 위원장을 친 것 아니냐"며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선 중도확장 이미지가 겹치고 나름 정치 단수가 높은 김한길 위원장이 거슬리지 않았겠냐"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가 유독 청년 표심에 관심이 있다는 걸 이용해서 아무 전략 없이 신지예를 영입한 주체가 바로 새시대준비위"라며 "오히려 자신들의 실책을 숨기기 위해 이제 와서 화살을 다른 쪽에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오는 5일 11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해체 선언과 함께 향후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선대위 내부에선 '김종인'과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관계자)' 중에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국면에서, 선대위 해체를 통해 소모적인 내부 투쟁만큼은 종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선대위 소속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초 선대위에 결이 안 맞는 3김 인사들을 억지로 욱여 넣은 것 자체가 패착이었다"며 "김종인 위원장을 내치면서 일부 손실이 있더라도 이 문제는 지금 매듭 짓는 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 한 관계자도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전 장관 등에 맞서며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 게 윤 후보의 장점"이라며 "윤 후보가 '윤석열' 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만큼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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