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 서울신문DB |
국민의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준석 대표를 “철이 없는 낯 두꺼운 대표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 대표에게 90% 책임이 있다”며 더 이상 분탕질 치지 말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지든지 아니면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김 전 의장은 4일 자신의 블로그에 “벌써 몇 차례인가”라며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김 전 의장은 “‘윤핵관’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대표의 문제 제기 방식이나 행동엔 동의할 수 없다”며 “후보와 담판을 하거나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쳤다면 대표로서 리더십도 살렸을 것인데 이준석은 ’싸움꾼‘이 돼 당과 후보에게 상처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는 기성 정치인 뺨치는 수법이다”며 “젊은 꼰대가 따로 없다”고 이 대표를 질책했다.
또 “당대표는 배구 경기로 치면 전위 공격수인데 상대 진영으로 스파이크를 날리기는커녕 왜 블로킹도 하지 않는가, 대표가 ’내부 고발‘하는 정당이 어찌 온전할 수 있겠는가”라며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하니 낯이 참 두껍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서울신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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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책임의 90%는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주요 관계자에게 있으니 더는 후보에게 덮어 씌우지 마라”라는 경고와 함께 “몸을 던지고 앞장서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들)이다”며 이준석 대표가 앞장서 몸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당 대표 사퇴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 “찾아와서 말씀해주시면 논의하겠다”며 재차 말을 아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이 제기한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그들이 손학규한테 단련된 이준석을 모른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1978년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할 당시 강영훈 외교안보연구원장에게 발탁돼 외교안보연구원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대통령 정무 비서관을 거쳤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당을 추스르는 데 기여했다. 2008년 7월 제18대 전반기 대한민국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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