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대선 개입 논란…'무더기 통신조회' 의혹에 野 공세
"남북관계 정상화 모색" 원론적 입장만…달성 어렵다 인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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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 신년사에서 완전한 위기 극복과 경제회복을 통해 선도국가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최근 월북자로 인한 군 경계실패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그간의 정부 성과를 되짚으며 "권력기관이 더 이상 국민 위에서 군림하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권력기관 개혁을 제도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공수처가 언론인과 정치인뿐만 아니라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더기로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드러내든 공수처의 정치적 독립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조선일보 유튜브 '강인선·배성규의 정치펀치'에 출연해 "공수처는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이라며 "그 구성에도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고 (공식 입장도)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입건한 사건 중에는 여야 대선 후보들이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사건과 고발사주 의혹 사건 등이 있어 대선 개입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공수처 해체론'을 주장하고 김진욱 공수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제출하며 강하게 공세를 펴고 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강원도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한 월북 사태로 '군 경계가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이에 대한 언급 없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방력을 튼튼히 했다"며 "그 결과, 종합 군사력 세계 6위로 평가되는 강한 방위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신년사 발표 때까지만 해도 월북자의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고, 북한 역시 월북 관련 통지문에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 청와대로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군 당국 역시 감시와 추적 과정에서 실책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2년 임인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2.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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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초반 약 8분 가량을 정부 성과를 나열하는 데 할애하면서도 임기 동안 꾸준히 추진해왔던 종전선언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
다만 "미완의 상태인 평화를 지속가능한 평화로 제도화하는 노력을 임기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정부는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까지 남북관계 정상화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며 다음 정부에서도 대화의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여기에는 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이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정부로 공을 넘기면서 최대한 남북 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포함된 신년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대신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언급하며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됐으면 한다"며 '국민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특별사면이 발표된 후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신년사에서 밝히지 못한 속내는 이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 정치적 현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작년에는 검찰개혁 문제로 충돌했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전직 대통령 사면 등 각종 현안들이 질문으로 나왔었다.
올해 설 연휴가 1월 말일에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설 연휴 직전인 이달 하순쯤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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