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해 첫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김부겸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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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앞으로 방역 진행 상황이나 소상공인 피해 상황, 추가 지원 필요성, 현 예산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정도, 세수 등 재원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서 판단하고 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에 반대 뜻을 줄곧 펴온 정부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22년 본예산 집행 첫날에 추경 여부 논의가 시점적으로 적절한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정치권의 추경 편성 요구에 반대 뜻을 분명히 해 온 정부의 기존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16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 단계에선 추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힌 데 이어 같은달 20일엔 홍 부총리가 나서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한 정부 핵심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추경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았다면 홍 부총리가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추경의 필요성을 검토한 뒤 여건이 허락한다면 편성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경 편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정부가 추경 편성 조만간 공식화하거나 편성 준비작업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홍 부총리도 “정치권 등에서 제기하는 추경에 관해서는 국민 의견 중 하나로 경청할 필요도 있지만, 추경 자체는 추경이 필요한지 여부와 추경의 사유, 추경의 내용이 일차적인 판단 기준이 돼야 하지 않는가 생각된다”며 “본예산 중 소상공인 관련 예산 집행을 1분기에 최대한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역대 추경 중 정부의 추경 편성 공식화 시점부터 국회 추경안 처리까지 기간이 가장 짧았던 지난해 1차 추경(지난해 3월25일 국회 통과·44일 소요)인 점을 염두에 두면 오는 3월9일 대통령 선거 전 추경 편성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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