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상징이자 상승장을 기원하는 황소상. 이 황소상은 지난 1996년 설치 이후 줄곧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로비를 지키고 있었지만 25년 만에 실외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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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급 매수세를 보여 준 동학 개미들이 시름에 빠졌다. 지난 일 년 동안 증권시장에서 76조원어치의 물량을 소화해냈지만, 순매수에 주력한 종목들의 주가 흐름이 하나같이 부진해 차익 시현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총 76조805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시장에 65조9015억원과 코스닥시장에 10조9043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다섯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현대모비스, 카카오, 현대차 순으로 확인됐다.
모두 관련 산업을 주도하는 우량주들이지만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수량으로 나눈 매수가격과 마지막 거래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현대모비스의 손실률이 15.7%로 가장 컸다. 그 뒤를 카카오(-10.9%), 현대차(-10.4%), 삼성전자우(-3.8%), 삼성전자(-3.2%)가 따랐다. 평균 손실률은 8.8%에 달한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십만전자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집중되면서 평균 매수가를 8만847원에 형성했는데 한 해의 거래를 7만8300원으로 마치면서 500만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코스피 상승률마저 밑도는 성적이다. 지난해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장을 종료했다. 상반기에는 사상 최고치인 3305.21을 달성하는 등 활황이었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발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코스피는 한 해 동안 2873.47에서 2977.65로 104.18포인트(3.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38조6263억원과 코스닥시장에서 5조4061억원의 주식을 정리하면서 총 44조218억원어치,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5조6000억원과 코스닥시장에서 3498억원의 주식을 던지면서 총 34조32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수익을 냈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 다섯 종목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려아연, LG이노텍이다. 카카오페이(-9.9%)와 크래프톤(-5.4%)에 투자해 손해를 입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3.3%), 고려아연(5.8%), LG이노텍(41.7%)에서 재미를 봤다. 평균 수익률은 7.1%로 집계됐다. 기관의 효자 종목이 된 LG이노텍은 애플·메타버스·모빌리티 관련주로 엮이고 매출 10조원 돌파 가능성을 높이면서 배당락에도 장중 신고가(37만5000원)를 경신한 바 있다.
외국인의 관심을 받은 상위 다섯 종목은 LG화학, KB금융, 하이브, 카카오뱅크, 에코프로비엠이다. 한때 100만원대를 터치했지만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면서 60만원대로 주저앉은 LG화학(-40.2%)과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휘말렸던 카카오뱅크(-17.5%)가 낙폭을 키웠지만, 에코프로비엠(64.1%)과 하이브(17.8%)와 KB금융(5.9%)이 만회했다. 평균 수익률은 6.0%로 추산된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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