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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블록체인×게임]②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 “다음 세대 게임은 메타버스 접목된 NFT… NFT 미래 상상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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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접목된 다음 세대의 게임은 NFT입니다. NFT의 미래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이승희 더샌드박스(TSB) 한국사업총괄 이사는 최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기반으로 한 더샌드박스의 사업에 대해 기대와 확신에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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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 이사. /더샌드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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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괄이사는 지난해 8월 더샌드박스에 합류했다. 17년간 게임 업계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엔씨소프트, 엔픽셀, 스마일게이트, 더블유게임즈 등이 그의 무대였다.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된 가상화폐 플랫폼 ‘보라’의 대표도 맡았다. 이 총괄이사는 “게임 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다음 세대의 게임은 무엇일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됐다”라며 “블록체인과 NFT,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메타버스가 미래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10개의 블록체인 게임 중 하나에 꼽힌 더샌드박스는 가상화폐인 이더리움(ETH) 위에 세운 가상공간 ‘랜드’에 기초한다. 랜드는 ‘샌드(SAND)’라고 불리는 가상화폐 또는 이더리움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다. 초창기에 더샌드박스가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으로 알려진 건 이 때문이다. 이 총괄이사는 “지금은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라며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으로 서비스 한 것이 맞다”라고 했다. 그는 “일단 땅(랜드)을 사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툴을 받는다”라며 “여기서부터가 더샌드박스의 진짜 모습이다”라고 했다.

현재 1랜드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4시 기준 최저가격이 0.8이더(ETH)다. 1이더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450만원쯤 하는 것을 고려하면 400만원은 줘야 땅 하나를 분양받는 셈이다. 가상공간이지만, 실제 부동산처럼 시세가 변하고, 인기 지역은 값이 뛰기도 한다.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인 ‘뽀로로’도 더샌드박스에 랜드를 갖고 있는데, 그 옆에 나온 1랜드의 가격은 무려 888이더로, 4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 유명 게임회사 ‘아타리’, 힙합 아티스트 ‘스눕독’, 한국프로축구 ‘K리그’ 등이 더샌드박스에 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마켓에 올릴 수도 있다. 콘텐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랜드를 꾸미는 물건이 될 수도 있고, 게임일 수도 있다. 더샌드박스가 게임으로 불리는 이유는 랜드 내 게임 콘텐츠를 올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게임 내의 거래는 모두 샌드를 활용한다. 샌드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플랫폼은 거래에서 발생하는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렇게 얻은 수익은 다시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에게 돌아간다.

더샌드박스는 홍콩에 있는 애니모카브랜즈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애니모카브랜즈는 전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게임 열풍을 가져온 ‘크립토키티’를 중화권에 유통하고 있다. 이 애니모카브랜드에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 컴투스가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 컴투스가 속한 컴투스그룹은 최근 플레이투언(P2E) 게임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플랫폼에 큰 관심을 보인다. 이 총괄이사는 “궁극적으로는 더샌드박스와 컴투스와의 연계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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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샌드박스를 이루는 '랜드'의 일부 모습.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꽤 큰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더샌드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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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더샌드박스는 약 1700억원의 랜드를 1만2000명에게 판매했다. 더샌드박스와 연동된 가상화폐 지갑 계정은 50만개를 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정식 서비스 전에 이뤄진 것이다. 그만큼 잠재력을 높게 평가 받았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11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등으로부터 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도 유치했다.

다만 게임으로 알려진 더샌드박스는 국내에선 메타버스 플랫폼을 더 강조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상 P2E는 원칙적으로 국내 서비스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 총괄이사 역시 “더샌드박스는 NFT 또는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라고 했다.

P2E가 성립되기 어려운 한국에 지난 10월 지사를 세우고 사업을 준비하는 건 왜일까. 이 총괄이사는 “한국이 주력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가상 부동산, 이용자 제작 콘텐츠, 가상화폐에 대해 한국 이용자들의 관심이 지대할뿐더러, 한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랜드를 많이 보유한 나라다”라고 했다. 그는 “이벤트 참여율도 한국이 압도적으로 높고,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 역시 적극적이다”라며 “한국 시장을 큰 규모로 키워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 총괄이사는 “P2E는 즐기며 보상을 얻는다는 개념이고, 이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 노동이 아니라는 뜻이다”라며 “재미를 추구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이어가는 것이 더샌드박스의 목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에 관한 여러 시각이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세대인 사람에게는 가상공간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더 클 것이고, 이런 점에서 메타버스, 그리고 경제 생태계로서의 NFT는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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