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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사랑한 의인 아사카와 형제 평전, 日초등학교서 부교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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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회서 발간…일제 강점기 '조선 도자기 연구·산림녹화' 앞장

연합뉴스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만화 평전 발간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추모회'는 형제의 삶을 소개한 만화 평전을 일본 야마나시현 후쿠토시가 내년부터 지역 초등학교 부교재로 채택했다고 31일 밝혔다.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추모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제 강점기 조선의 도자기 연구와 산림녹화에 매진한 아사카와 노리타가(淺川伯敎·1884∼1964)·다쿠미(巧·1891∼1931) 형제의 삶을 소개한 평전이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 부교재로 쓰인다.

만화로 된 평전을 펴낸 '아사카와 노리타가·다쿠미 추모회'는 형제의 출생지인 야마나시(山梨)현 후쿠토(北杜)시가 내년부터 지역 초등학교에서 평전을 부교재로 쓴다고 31일 밝혔다.

1913년 경성의 남산심상소학교에 미술교사로 부임한 노리타카는 조선 도자기에 심취해 전국을 답사하며 도자기의 역사를 정리했다. 수집한 도자기와 공예품 3천500여 점을 당시 경복궁 내 설립된 조선민족박물관에 기증했다.

동생 다쿠미는 조선총독부 임업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오엽성(잣나무) 노천매장법'을 개발하는 등 황무지였던 한반도의 녹화 사업에 헌신했다. 형의 영향으로 '조선의 소반', '조선도자명고' 등 조선 도자기와 문화에 관한 책을 출간했다.

1931년 4월 2일 식목일을 앞두고 40세의 나이로 요절한 그는 사망 전에 "조선의 장례로 조선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경기도 양주군 이문리에 묻혔다가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으로 옮겨졌다.

이런 활동으로 아사카와 형제는 조선과 조선인을 사랑했던 의인들로 평가받는다.

평전은 후쿠토시 소재 아사카와 형제 자료관 관장을 역임한 사와야 시게코(澤谷滋子) 씨가 아사카와 다쿠미의 일기장 14권을 토대로 작성했다.

추모회 평전 서두는 후쿠토시 시청에 한국인 김성진 씨가 아사카와 다쿠미 씨의 일기장을 기증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1945년 해방되는 해 형 노리타카는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김 씨에게 동생의 일기장을 맡겼다.

김 씨는 한국전쟁 때 피난길에 나서면서 다른 건 놓고 가도 일기장은 꼭 챙겼을 정도로 소중하게 간직해 오다가 후쿠토시에 자료관이 생기자 기증했다.

당시 조선의 문화와 생활상이 자세하게 묘사돼 있고, 조선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담긴 이 일기장은 시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일본인과 재일동포 등으로 구성된 추모회는 각종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년 아사카와 다쿠미의 기일에는 망우리추모공원을 방문해 추모식도 연다.

추모회 관계자는 "올해는 아사카와 다쿠미 탄생 130년, 서거 90년이 되는 해다. 한일 양국이 우호 관계를 이어가도록 씨를 뿌린 형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5년간 준비해 평전을 펴냈다"며 "내년에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독서감상문대회도 열 것"이라고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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