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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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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진실은 역사의 법정서 밝혀질 것” 탄핵 부당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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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0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옥중에서 지지자들과 나눈 편지를 묶어 펴낸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진열돼 있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해온 박 전 대통령은 신년 특별사면으로 이날 밤 12시쯤 석방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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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이 탄핵당한 것에 대해 “거짓은 잠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1심 재판 후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지지자의 편지에는 “형식적으로는 합법적인 모습을 가지더라도 실질적으로 정당성이 없다면 이를 법치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30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박 전 대통령의 서간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는 탄핵의 부당함을 언급하는 대목이 많았다.

‘세월호 7시간 논란’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은 “그날은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청와대)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저는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간집에서 탄핵을 부른 국정농단 사건이나 세월호 침몰 사고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배경 설명을 하는 대신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 “많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과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휘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증오의 대상인 윤석열이 조국의 처를 기소하다니 무슨 뜻인지”를 묻는 지지자의 편지에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가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거짓말이 일부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와 주고받은 옥중서신을 모은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는 제1장 ‘2017년-하늘이 무너지던 해’, 제2장 ‘2018년-끝없는 기다림’, 제3장 ‘2019년-희망을 보았다’, 제4장 ‘2020년- 그리고, 아직’ 등 네 장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은 서간집의 주요 내용.

◆ 탄핵 관련=“‘정의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정도를 걷지 않는 자는 결국 하늘이 망하게 하십니다.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씀처럼 묵묵히 견디고 참아내면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71쪽)

“제가 수많은 수모를 감수하면서도 일주일에 네 번씩 감행하는 살인적인 재판 일정을 참아낸 것은 사법부가 진실의 편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이라는 일말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의 기대와는 달리 말이 되지 않는 이유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고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런 재판부가 진행하는 재판에 참석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구차하다고 생각해 변호인들에게 저의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진실은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35쪽)

◆ 세월호 관련=“세월호가 침몰했던 그날의 상황은 너무도 충격적이라서 지금 다시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 힘듭니다. (중략)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저는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습니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163쪽)

◆‘윤석열 검찰’의 조국 수사 관련=(‘증오의 대상 윤석열이 조국을 치는 이유가 뭔지 혼란스럽다’는 지지자 편지에 대해) “조국 장관의 청문회에 관련된 이야기는 많은 국민이 관련 소식을 보내주셔서 잘 알고 있습니다. (중략)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가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합니다. 자기가 걸어온 발자국에 대해서는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거짓말이 사람들을, 그것도 일부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남을 속이려고 들면 들수록 더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버리는 평범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랏일을 맡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님의 말씀처럼 터널이 끝나는 출구가 있을 것입니다.”(199쪽)

◆ 재임 중 통치 관련=“대통령으로 있으면서 눈에 띄는 거대한 건축물이나 화려한 랜드마크 등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 집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48쪽)

◆임기 후 각종 현안 관련=“거짓말은 잠시 사람들을 속일 수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전해 듣고 안타까웠습니다.”(66쪽)

“저도 이곳에서 우리 공무원 한 분이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 채 버려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중략)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도 이번 북한의 만행은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생각을 합니다.”(284쪽)

◆기타=(몸무게가 30㎏대로 줄었다는 소식과 관련해) “이곳 구치소로는 외부 음식의 반입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몸무게가 30㎏대로 빠졌다고 하셨는데, 그 정도로 몸무게가 빠진 사실은 없습니다. 아마 누군가가 잘못 알고 과장한 소식을 들으신 것 같아요.”(276쪽)

■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서신 주요 내용

“말이 되지 않는 이유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걸 보고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 행위라고 판단”(국정농단 사건 판결 과정과 관련해)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 모함들이 있었지만 진실의 힘 믿었기에 침묵”(세월호 7시간 논란에 대해)

“거짓말이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어”(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과거 검찰총장 재직 당시 이뤄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 집행하려 노력”(대통령 재임 중 통치와 관련해)

최민지·김기정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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